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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복에 보신탕집 ‘썰렁’…“반려동물 증가 등으로 기피”

중복에 보신탕집 ‘썰렁’…“반려동물 증가 등으로 기피”

장은석 기자
입력 2016-07-27 16:16
업데이트 2016-07-27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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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신탕 이제 그만
보신탕 이제 그만 25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영국에서 온 한 동물보호단체 회원 마들린 웨런(Madeline Warren) 씨가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중복(中伏)인 27일 전국 각지의 보신탕집에 예년보다 손님들의 발길이 줄어든 모양새다.

이날 정오께 여의도 한복판의 한 보신탕집은 입구에 ‘27일은 중복입니다’라고 적힌 스티커가 며칠 전부터 붙었지만 식당 내부는 한가했다.

전체 40개 테이블 중 10여개 테이블에만 손님이 2∼3명씩 앉아 조용히 보신탕을 즐겼다. 대부분 중장년층이었고 젊은이나 여성 손님은 없었다.

일손이 남아 쉬던 직원 성모(60·여)씨는 “그래도 평소보다는 손님이 10% 정도 늘어난 것”이라면서 “3년 전만 해도 복날만 되면 가게 앞에 줄을 섰는데…”라고 말끝을 흐렸다.

회사들이 밀집한 중구의 한 보신탕집도 한창 점심을 먹을 시간에 총 40석 중 절반이 겨우 찬 모습이었다. 인근의 베트남쌀국수 가게와 냉면집 앞에는 긴 줄이 늘어서 있어 대조적이었다.

이 보신탕집을 운영하는 A씨는 “최근 4∼5년 사이에 손님이 25% 정도 줄어든 것 같다”고 말했다. 손님 유모(54)씨는 “원래 복날에는 자리가 없어 기다렸는데 요새는 확실히 손님이 줄어든 것 같다”며 이해할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지역의 유명 보신탕집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충북 청주의 이름있는 보신탕집 주인 B씨는 “중복에는 원래 20∼30명 단체 예약도 있기 마련인데 오늘은 예약이 아예 없다”면서 “요즘엔 먹거리가 워낙 많으니 젊은 세대가 굳이 보신탕을 찾지 않는 듯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식(食)문화 변화와 반려동물 증가가 ‘보신탕 몰락’의 양대 원인이라고 입을 모은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수는 올해 1000만명을 넘었다.

실제 중장년층 중에 과거 보신탕을 즐겼으나 반려견을 키우면서 개고기를 끊었다는 이들이 많다.

동물보호단체의 꾸준한 개 식용 반대 캠페인도 보신탕 문화 쇠락의 한 원인으로 꼽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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