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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에 가축도 ‘기진맥진’…축산농가 ‘또 다른 전쟁’

폭염에 가축도 ‘기진맥진’…축산농가 ‘또 다른 전쟁’

입력 2016-07-26 10:28
업데이트 2016-07-26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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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컨에 안개 분사·영양식까지’ 축산농가 대책 마련 안간힘

폭염이 연일 계속되면서 축산농가들이 가축 보호를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다.

뜨겁게 달궈진 축사의 온도를 단 1도라도 낮추기 위해 선풍기와 에어컨을 동원하는 것은 물론 체력이 바닥 난 가축들에게는 영양식까지 먹여가며 전쟁을 치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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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먹는 돼지
얼음먹는 돼지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26일 충남 홍성의 한 돼지농장 관계자가 돼지들에게 얼음이 든 사료를 먹이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최대 양돈단지로 꼽히는 충남 홍성에서 돼지 3천500마리를 키우는 권수안(57)씨는 무더위가 계속되면서 오후가 되면 축사를 돌며 온도를 체크하는 게 일과다.

돼지가 더위에 지치면 사료를 먹지 않아 생육에 큰 지장이 있기 때문이다.

체중 감소는 물론 육질까지 나빠지고 심한 경우 폐사에 이를 수도 있어 적정한 온도를 유지하는 게 관건이다.

권씨는 하루 중 가장 더운 정오부터 오후 4시 사이에는 축사 내부에 에어컨을 가동한다.

폐사를 막기 위해 지난해 목돈을 들여 모돈(번식에 이용되는 어미돼지) 축사에 에어컨을 설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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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에 물뿌리기
지붕에 물뿌리기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26일 충남 홍성의 한 돼지농장 관계자가 축사 지붕에 물을 뿌리고 있다.
연합뉴스
또 축사 지붕에 시원한 물을 뿌리는 일도 잊지 않는다.

에어컨을 틀고 시원한 물을 뿌리면 축사 온도가 7∼8도 가량 떨어진다.

더위에 지쳐 입맛이 떨어진 돼지들에게 식욕을 돋게 하는 특식도 빠질 수 없다.

권씨는 오후 2시가 되면 더위에 기가 빠진 돼지들에게 사료에 얼음을 섞은 이른바 ‘사료 빙수’를 먹인다.

권씨는 “사람도 더위에 지치면 입맛이 떨어지고 활동량이 줄어드는 것처럼 가축도 똑같다”며 “사람들이 팥빙수를 먹는 것처럼 돼지에게 사료 빙수를 먹이고 있다”고 말했다.

인근에서 젖소 70마리를 기르는 김진환(70)씨는 축사 내부 온도를 낮추기 위해 올해 축사 천장에 대형 선풍기와 안개 분사기를 설치했다.

대형 선풍기 5대가 축사 안의 뜨거운 열기를 밖으로 내보내고, 안개 분사기에서 쏟아져 나오는 물안개가 축사 온도를 낮춰주는 역할을 한다.

젖소는 유난히 더위에 약하기 때문에 폭염이 시작되면 원유 생산량이 평소보다 20%가량 감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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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선풍기에 안개 분사기까지
대형 선풍기에 안개 분사기까지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26일 충남 홍성의 한 젖소농장이 천장에 대형 선풍기와 안개 분사기를 설치해 젖소들에게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대형 선풍기와 안개 분사기를 설치한 뒤 원유 생산량이 평소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고 김씨는 설명했다.

이와 함께 고온 스트레스에 대한 면역력을 기르기 위해 비타민 성분이 함유된 영양식을 먹이는 것도 잊지 않는다.

젖소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바닥에 깐 왕겨도 수시로 교체하고 있다.

김씨는 “지난해 여름에는 원유 생산량이 줄어든 것은 물론 젖소 5마리가 더위를 이기지 못하고 폐사했지만, 올해는 축사 시설을 개량해 폐사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무더위가 가장 두려운 곳은 양계농가다.

좁은 공간에서 집단 사육하기 때문에 더위에 특히 약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닭 사육 농가는 지붕에 차광막을 설치해 햇볕을 막고 환풍기로 환기를 하는 데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

한 양계농민은 “온도를 낮추기 위해 지붕에 물을 뿌리는 것은 물론 온종일 선풍기를 가동하고 있다”며 “매년 여름이면 집단 폐사가 발생하는데 올해만큼은 그런 끔찍한 일이 발생하지 않기만을 기도하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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