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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엔 대립각·北엔 밀착 ‘노골적인 中’

韓엔 대립각·北엔 밀착 ‘노골적인 中’

강병철 기자
입력 2016-07-26 00:38
업데이트 2016-07-26 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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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中 2년 만에 외교장관 회담…“쌍무 관계 발전 토의” 친선 과시

왕이, 윤병세 장관 발언 도중엔
손사래·턱 괴는 등 ‘외교적 결례’


남북을 포함한 6자 회담 당사국 외교 수장이 모두 참석하는 유일한 지역 다자회의인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을 하루 앞둔 25일 한·미와 북·중 외교장관이 각각 회담을 가졌다. 왼쪽 사진은 한·미 외교장관 회담에서 윤병세(오른쪽) 외교부 장관이 미국 존 케리 국무부 장관과, 오른쪽 사진은 북·중 외교장관 회담에서 북한 리용호(오른쪽) 외무상이 중국 왕이 외교부장과 악수하는 모습. 비엔티안 연합뉴스
남북을 포함한 6자 회담 당사국 외교 수장이 모두 참석하는 유일한 지역 다자회의인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을 하루 앞둔 25일 한·미와 북·중 외교장관이 각각 회담을 가졌다. 왼쪽 사진은 한·미 외교장관 회담에서 윤병세(오른쪽) 외교부 장관이 미국 존 케리 국무부 장관과, 오른쪽 사진은 북·중 외교장관 회담에서 북한 리용호(오른쪽) 외무상이 중국 왕이 외교부장과 악수하는 모습.
비엔티안 연합뉴스
중국이 한반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 이후 노골적으로 우리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사드 배치 결정 후 처음 열린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서 중국 왕이 외교부장은 격앙되고 직설적인 표현까지 동원하며 우리 정부를 압박했다. 반면 북한과는 25일 2년 만에 북·중 외교장관 회담을 개최하는 등 밀착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중국의 대(對)한반도 정책에 변화가 온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온다.

김흥규 아주대 중국정책연구소장은 “중국이 보복에 나서지 않을 것이란 낙관론이 있었지만 현재는 중국 지도부 차원에서 문제 제기를 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왕이 부장은 전날 회담에서 사실상 사드 배치 중단을 요구하며 윤병세 외교부 장관의 발언에 손사래를 치거나 턱을 괸 채 이야기를 듣는 등 ‘외교적 결례’에 가까운 행동까지 했다. 늦은 시간에 중국 대표단 숙소까지 찾아간 한국 측에 작심하고 무안을 준 셈이다.

반면 이날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는 1시간가량 회담을 개최하며 친선을 과시했다. 북측 대표단 관계자는 “이번 접촉은 두 나라 사이 정상적인 의사소통의 일환으로 진행된 것”이라며 “외무상들이 조·중(북·중) 쌍무 관계 발전 문제를 토의했다”고 밝혔다. 왕이 부장과 리 외무상은 공개 일정 중에도 서로 축사를 건네고 악수를 하는 등 우호 관계를 과시하는 듯한 제스처를 자주 취했다.

중국은 시진핑 국가주석 취임 이후 ‘한반도 신균형자론’ 기조에 따라 한반도 정책을 펼쳐 왔다. 중국몽(夢) 실현을 위해 미국과의 대립이 불가피한 상황에 북한뿐 아니라 한반도 전체를 완충지대로 삼자는 전략이다. 이에 중국은 한·중 관계 개선에 힘을 써 왔지만 사드 배치 결정 이후 갈등을 부각시키며 북한을 끌어안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그럼에도 북핵이 있는 한 북·중 관계가 과거로 돌아갈 수는 없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중국이 이번에 우리 정부와 대립각을 세운 건 사드뿐만 아니라 남중국해 갈등을 염두에 두고 우리 정부를 압박하는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중국은 대북 제재를 충실히 이행할 것이어서 북·중이 전통적 관계를 회복할 순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윤 장관은 이날 일본 기시다 후미오 외무상, 존 케리 미국 국무부 장관과 외교장관 회담을 가졌다. 일본과 미국 측은 이번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및 아세안 관련 연쇄 회의에서 국제사회의 ‘북핵 불용’ 메시지 확산에 협력하기로 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2016-07-26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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