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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지, 끝내 은퇴선언···그가 SNS에 남긴 35년 축구 인생史

김병지, 끝내 은퇴선언···그가 SNS에 남긴 35년 축구 인생史

오세진 기자
입력 2016-07-19 21:44
업데이트 2016-07-19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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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에 장문의 소회 남겨···“나를 기억하는 모든 팬들께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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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전설’ 김병지, 은퇴 발표
‘살아있는 전설’ 김병지, 은퇴 발표 김병지가 19일 은퇴를 발표했다. 지난해 7월 26일 전남 광양시 금호동 광양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2015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3라운드 전남 드래곤즈와 제주 유나이티드의 경기에 출전한 김병지. 자신의 700번째 경기다. 연합뉴스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골키퍼 김병지(46)가 끝내 은퇴를 선언했다.

김병지는 19일 페이스북에 자신의 은퇴 심경을 장문의 글로 남겼다. 김병지는 “나는 진정 행복한 선수였다”면서 “선수로서 오롯이 보낸 35여년을 이제는 추억으로 저장하고 많은 이들의 격려와 갈채를 받으며 떠나고 싶다”고 자신의 소회를 밝혔다.

‘꽁지머리’ 등 독특한 헤어스타일뿐만 아니라 뛰어난 골키핑 능력으로 1992년 프로 무대에 데뷔한 이래 24년 간 대한민국 최고의 수문장으로 활약했던 김병지는 “2008년 허리 수술을 하면서부터“ 마음 속으로 은퇴를 준비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병지는 ”좌절을 좌절로 받아 들이지 않고 종전보다 더 의지와 체력을 다지니 또 다시 열렸던 선수의 길“이라고 말하며 자신이 이제까지 그라운드에서 뛸 수 있었던 원동력을 설명했다.

그동안 자신을 응원했던 축구팬들을 향해서는 ”나를 기억하는 모든 분들께 거듭 감사드린다“면서 ”팬들이 만들어 준 수식어 또한 여러가지“라는 말로 감사의 마음을 담담하게 표현했다.

아래는 김병지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남긴 은퇴 심경.

은퇴 선언으로 35여년의 축구 인생을 마감하는 김병지
은퇴 선언으로 35여년의 축구 인생을 마감하는 김병지 ‘꽁지머리’ 대한민국 국가대표 수문장 김병지가 끝내 은퇴를 선언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은퇴 심경을 남겨 “나는 진정 행복한 선수였다”면서 “선수로서 오롯이 보낸 35여년을 이제는 추억으로 저장하고 많은 이들의 격려와 갈채를 받으며 떠나고 싶다”고 밝혔다. 서울신문DB


그동안 고마웠다...

시간을 거슬러 잠시 생각을 되짚어 본다.

이 순간 내 머릿 속 파노라마들을 글로 풀어 내자니 그 길었던 시간 무수히 많은 기억들을 어찌 들려줄까..? 책이라도 쓸까? 연재를 해볼까? 싶다가, 근간 바쁜 일정 탓에 이도저도 말고 그저 맘 가는 대로 몇 자 적어 내 뜻을 전해본다.

나를 기억하는 많은 이들의 머리에 가슴에 고스란히 기억 되어 있을 내가 있으니...내 선수로서의 삶은 괜찮았다 라고...생각하며.

게다가 나의 세 아들 또한 골문 앞의 아빠를 기억해 주니 이 얼마나 감사한가! 나는 진정 행복한 선수였다...

팬들이 만들어 준 수식어 또한 여러가지! 그만큼 관심 받았다는 의미일 것이다.

현재 내가 가져 가는 행복의 크기는 마음에 있는 것이라서 많이 깊고 크다.

이에 나를 기억하는 모든 분들께 거듭 감사드린다.

실력이란 하루 아침 연마할 수 없듯이 경기력 또한 쉽게 노쇠하지 않지만, 나는 이즈음에서 또 다른 출발을 위해 마음의 정리를 공표할 명분이 생겼다.

다만, 진심으로 미안한 것은 아직도 나를 필요로 하는 인연들이 쉽지 않게 내민 손을 더는 잡을 수 없다는 것이다.

어쩌면 오해를 만들 수도 있겠으나, 한 길 열심히 달려 왔으니 이 정도 외면이나 거절은 이해해주지 않을까...생각한다.

가끔은 나도 평범한 가정의 가장처럼 살고플 때도 있고,

선수의 자격과 조건을 유지하기 위해 절제 된 시간들을 보내며 할 수 없었던 일들에 대한 도전도 하고 싶다.

선수로서 오롯이 보낸 35여년을 이제는 추억으로 저장하고 많은 이들의 격려와 갈채를 받으며 떠나고 싶다.

어쩌면!

이 순간 정작 내가 해야 할 말을 우회적인 표현 보다 콕 찔러 말해야 하는데 ^^

은퇴!! 맞다! 이제 은퇴한다! 또 다른 시작을 위한 일이다.

너무나 긴 시간 선수로 지내왔기에 익숙하지 않다. 그간 여기저기 많은 분들께 수도 없이 받아 왔던 질문에 대해 이렇게 일단락 지어본다.

듣고 싶었던 답이였을지...아쉬움을 주는 답이였을지 알 수 없지만,

어쨌든 나는 내소신대로 간다

이미 마음에서의 은퇴는 2008년 허리수술을 하면서부터였다.

수술을 집도하신 선생님께서 이미 내 아내에게 선수로서의 포기와 마음의 정리를 시켰고, 사실을 감추지 못한 아내는 재활에 안간힘을 쓰던 내게 털어 놓을 수 밖에 없었던...그러나 좌절을 좌절로 받아 들이지 않고 종전보다 더 의지와 체력을 다지니 또 다시 열렸던 선수의 길.

그렇다!

무엇을 하든 어떤 조건에 놓이든 의지와 열정이 있다면 넘지 못할 것이 없음을 또 다시 깨닫게 되고,

덤으로 온 지금 나는 내리막이 아닌 새로운 오르막 길 위에서 기쁜 마음으로 외친다!

나 떠난다!

내 젊음이 머물었던 녹색그라운드!

내 청춘이 물든 곳!

사랑한다 K리그!

보다 더 발전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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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지, 30년 넘는 축구 인생에 마침표
김병지, 30년 넘는 축구 인생에 마침표 그가 걷는 길은 곧 한국 축구의 역사였다. 한국 축구의 전설 김병지가 자신의 30년 넘는 축구 인생에 마침표를 찍었다. 서울신문DB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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