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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재투표 없다” 강한 영국 강조

“브렉시트 재투표 없다” 강한 영국 강조

박기석 기자
박기석 기자
입력 2016-07-13 00:20
업데이트 2016-07-13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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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년 만에 여성 총리’ 테리사 메이가 이끌 영국 전망은

영국에서 ‘철의 여인’ 마거릿 대처 이후 26년 만에 첫 여성 총리가 탄생한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즉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 20일 만에 집권 보수당과 영국 사회의 분열을 수습할 총리로 테리사 메이(59) 내무장관이 13일 오후(현지시간) 취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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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대처’ 메이 시대
‘제2의 대처’ 메이 시대 13일(현지시간) 영국 총리로 취임하는 테리사 메이(왼쪽)가 11일 총리로 확정된 뒤 런던 국회의사당 앞에서 성명을 발표하기 위해 연단에 입장하고 있다. 메이는 성명에서 보수당 당수 경선에서 사퇴함으로써 메이에게 당수 및 총리직을 넘긴 앤드리아 레드섬과 전임 총리인 데이비드 캐머런에게 경의를 표했다.
런던 AFP 연합뉴스
메이는 당내 화합을 위해 자신과 의견을 달리한 EU 탈퇴파를 중용하고 EU와의 협상을 차질 없이 진행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화와 자유무역에서 소외돼 EU 탈퇴를 지지한 저소득층과 노동계급을 끌어안는 정책을 펴 ‘모두를 위한 영국’ 만들기에도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메이는 11일 총리로 확정된 직후 국회의사당 앞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브렉시트는 브렉시트”라며 국민투표 결과를 번복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고 BBC 등이 전했다. 그는 “은밀한 거래를 통한 EU와의 재결합 시도와 재투표는 없을 것”이라며 “영국 국민들은 EU를 떠나는 데 찬성했고, 나는 총리로서 우리가 EU를 탈퇴한다는 사실을 분명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브렉시트 협상은 그러나 시일을 두고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메이는 “협상 전략을 논의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올해 안에 리스본 조약 50조를 발동해 브렉시트 협상 개시를 위한 공식 절차에 들어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메이는 말수가 적어 해외에는 널리 알려져 있지 않으나 내각에서 내무장관을 6년 동안 맡으며 EU와 이민 문제를 협상한 경험이 있다. 그는 EU와의 브렉시트 협상에서 ‘터프한 협상가’가 될 것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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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셔니스타 메이
패셔니스타 메이 영국 언론들은 총리로 취임하는 테리사 메이가 뛰어난 패션 감각을 갖고 있다며 그의 패션에 주목하고 있다. 그는 구두를 수시로 갈아 신으며 패션 감각을 뽐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데일리미러는 11일 “메이의 패션에 대한 열정이 정치권에 화려함을 불어넣고 있다”고 평가했다. 메이가 보수당 하원 원내대표 시절인 2007년 9월 블랙풀에서 열린 보수당 전당대회에 참석해 황금색 웰링턴 부츠를 신고 연설을 하고 있다.
블랙풀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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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대회장에서 메이는 연설 때 입었던 투피스 대신 검은색 원피스로 갈아입고 빨간색 하이힐을 신은 채 걸어가고 있다. 블랙풀 AP 연합뉴스
당 대회장에서 메이는 연설 때 입었던 투피스 대신 검은색 원피스로 갈아입고 빨간색 하이힐을 신은 채 걸어가고 있다.
블랙풀 AP 연합뉴스
하원의원으로 처음 당선되고 2년이 지난 1999년 메이가 런던 국회의사당 앞을 걸어가며 검은색 투피스 안에 하얀색 티를 받쳐 입고 진주 목걸이를 해 목 부분을 강조한 패션을 선보이고 있다. 런던 AP 연합뉴스
하원의원으로 처음 당선되고 2년이 지난 1999년 메이가 런던 국회의사당 앞을 걸어가며 검은색 투피스 안에 하얀색 티를 받쳐 입고 진주 목걸이를 해 목 부분을 강조한 패션을 선보이고 있다.
런던 AP 연합뉴스
메이는 13일 런던 버킹엄궁에서 엘리자베스 여왕으로부터 정부를 구성해 달라는 요청을 받는 공식 절차를 밟은 뒤 총리 집무실인 다우닝가 10번지에 입성한다. 총리로서 메이의 첫 업무는 함께 일할 내각의 인선 작업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EU 잔류를 지지했던 메이가 당내 EU 탈퇴파에 탈퇴 결정을 번복하지 않겠다는 확신을 주기 위해 탈퇴 진영을 이끈 인물들에게 내각의 주요 자리를 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브렉시트 결정 이후 혼란을 거듭하는 시장을 진정시킬 임무를 맡게 될 재무장관은 메이의 오랜 정치적 동지인 필립 해먼드 외무장관이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오랫동안 재무장관 자리를 노려 온 해먼드 장관은 기업인 출신으로 철저하고 건조한 경영관리인적인 면모 때문에 의회에서 ‘스프레드시트(전자계산표) 필’로 불린다. 하지만 그는 긴축을 완화할 때가 됐다고 보는 메이와 달리 긴축정책을 지지한다. 현 재무장관인 조지 오즈번은 외무장관이나 산업·통상 쪽 장관으로 옮길 것으로 관측된다.

EU와의 탈퇴 협상을 진두지휘할 역할은 EU 탈퇴파이자 메이의 경선 캠페인을 이끈 크리스 그레일링 보수당 하원 원내대표가 맡을 수 있다고 FT는 내다봤다. 앞서 메이는 EU 탈퇴 협상을 전담할 ‘브렉시트부’를 신설하고 EU 탈퇴파를 장관으로 앉히겠다고 공약했다. 그레일링은 브렉시트 국민투표 전에 2019년까지 브렉시트를 완료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한 바 있다.

메이는 친기업적인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와 달리 중도적 보수주의를 내세우고 있다. 메이는 11일 “보수당은 완전히, 전적으로 평범한 노동자들을 위한 당이 될 것”이라며 “영국을 모든 사람을 위한 나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더 많은 주택을 보급하고 탈세를 엄중히 단속하며 노동자와 기업가 간의 임금 격차를 줄이는 데 우선순위를 두겠다고 약속했다. 로버트 할폰 보수당 부의장은 “메이의 제안은 노동자들에게 진정한 권리를 주자는 것”이라며 “그는 정실 자본주의를 타파하고 따뜻한 보수주의를 내세우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2016-07-13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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