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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섶에서] 스트레스의 역설/구본영 논설고문

[길섶에서] 스트레스의 역설/구본영 논설고문

구본영 기자
입력 2016-07-01 18:14
업데이트 2016-07-01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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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의료 산업에 종사하는 한 선배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재밌는 글을 보내왔다. 미국 애리조나 주에 있는 초호화 실버타운에서 편안히 여생을 보내는 노인들이 치매를 비롯한 각종 질병을 앓는 경우가 많다는 통계 자료가 담겨 있었다.

뜻밖이었다. 아무런 걱정 없이 풍요로운 노년을 보내는 이들이 스트레스성 노인 질환에 시달리고 있다니…. 더구나 그 실버타운은 선택받은 부호들만 사는 쾌적하기 그지없는 마을이 아닌가. 술주정뱅이나 노숙자가 없는 건 물론이고 골목을 시끄럽게 하는 아이들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는데 말이다.

하지만 의문은 곧 풀렸다. 선배의 글 말미에 답이 나와 있었기 때문이다. 부랑아들도, 개구쟁이들도 보이지 않는 너무 조용한 환경이 외려 문제라는 것이다. 인간은 적당히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살 때 인체 내부에서 저항력도 생기고 그 과정에서 행복감을 느끼게 된다는 결론이었다.

사족 하나. 지난 주말 소양감 댐에서 청평사로 가는 길 노점에서 삶은 옥수수와 파전을 파는 할머니를 만났다. 손님은 별로 없었지만 휴대전화를 쥔 할머니는 가족과 통화하는 듯 목소리가 퍽 쾌활했다.

구본영 논설고문 kby7@seoul.co.kr
2016-07-02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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