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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섶에서] 새소리 감별/임창용 논설위원

[길섶에서] 새소리 감별/임창용 논설위원

임창용 기자
임창용 기자
입력 2016-06-27 20:30
업데이트 2016-06-27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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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앞이 바로 산이다. 나지막하지만 숲이 꽤 우거져선지 새들이 제법 많다. 산책을 하면서 갖가지 새소리를 듣는다. 요즘은 여름 철새 천지다. 뻐꾸기와 소쩍새가 낮과 밤을 교대해 울어 댄다. 이곳에 이사 와 뻐꾸기 소리를 처음 들었을 땐 누군가의 스마트폰 벨소리로 착각했다. 아파트촌에 뻐꾸기가 살 턱이 없기 때문이다. 소쩍새도 마찬가지다. 조용한 밤 소쩍새 소리가 반가우면서도 참 생경했다. 서정주의 시 ‘국화 옆에서’의 울음소리와 달리 달밤 소쩍새 소리는 깊고 아련했다.

요즘 특히 자주 듣는 게 산비둘기 소리다. 말 못할 슬픔이 묻어 있는 듯하다. 처음엔 소리의 주인공이 누군지 몰랐다. 한동안 무심코 지나다니다 주인공이 궁금해졌다. 스마트폰에 담아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산비둘기란다. 그렇게 새소리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한 뒤 산책길에 마주치는 새 한 마리 한 마리가 저마다 각별하다. 이름도 생소했던 호랑지빠귀, 노랑할미새, 딱새, 꼬까 참새, 청딱따구리도 그렇게 만났다. 모를 때는 그저 새였지만, 알고부터는 동무다. 동행하는 아내에게 할 말도 늘었다. 때론 지루했던 산책길이 바쁘고 즐거워졌다.

임창용 논설위원 sdragon@seoul.co.kr
2016-06-28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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