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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세상] 아프리카 ICT 협력, 새로운 플랫폼으로/김도환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원장

[열린세상] 아프리카 ICT 협력, 새로운 플랫폼으로/김도환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원장

입력 2016-06-22 22:50
업데이트 2016-06-23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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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쿠나 마타타.” 아프리카의 스와힐리어로 ‘다 잘될 거야’란 의미다. 동부 아프리카 초원이 배경인 애니메이션 영화 ‘라이언킹’에서 어린 사자 주인공 ‘심바’의 좌우명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용어다. 필자는 지난 5월 말 박근혜 대통령의 아프리카 순방 일정에 맞추어 초원의 야생동물과 커피로 유명한 동아프리카의 에티오피아, 우간다 및 케냐에 다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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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환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원장
김도환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원장
솔로몬왕과 시바 여왕의 전설이 깃든 에티오피아는 1970년대에 왕정이 붕괴되고 사회주의 정권이 수립되면서 50만명에 이르는 사회지도층 인사들이 학살당하는 등 아픈 역사를 가지고 있다. 한국전쟁에 참전한 우리의 혈맹이지만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의 오명을 갖기도 했다. 아름다운 빅토리아 호수를 낀 우간다와 세계 야생동물의 보고인 케냐는 영국 식민지에서 1960년대 초 독립해 공화국으로 변모했다.

그러나 독재자 이디 아민이 1970년대에 정권을 장악하면서 우간다의 경제는 피폐해졌고 아프리카에서조차 고립된 경험이 있다. 케냐는 독립 이후 상대적으로 성공적인 경제성장을 이뤘으나 오랜 내전과 종족 갈등, 장기 집권에 따른 부정부패와 인권탄압 등으로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았고 1990년대까지 경제 원조와 차관 제공이 중단되기도 했다.

이런 자랑스럽지 못한 과거를 가진 동아프리카의 3개국이지만 1990년대의 민주화 과정과 함께 정치적 안정을 보이며 최근 급격한 경제성장을 기록해 희망찬 국가로 평가받고 있다. 에티오피아는 2000년대부터 국가개발계획을 수립해 연평균 10% 이상의 성장을 이루고 있다. 특히 국가의 미래가 교육과 과학기술에 있음을 인식하고 대한민국을 성장 모델로 삼아 아다마대학 총장에 이어 이번에 아디스아바바과학기술원 원장에 한국인 과학자를 임명하기도 했다. 우간다와 케냐도 각각 ‘5개년도 국가개발계획’, ‘비전 2030’ 등 국가 발전전략을 수립해 도로, 항만 등 인프라 건설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영국의 경제지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4월 ‘아프리카 특별호’를 통해 무역, 제조업, 금융기술, 전자상거래 등 역내 시장 환경 변화와 새로운 가치 창출을 위한 기회로서 아프리카를 조명했다. 아프리카 자체가 가진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많은 역내 국가들이 중간 단계를 뛰어넘어 기술을 이용한 ‘건너뛰기식’ 도약으로 선진국과의 격차를 좁히고 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낙후된 산업구조 속에서도 정보통신기술(ICT) 분야는 아프리카 국가들이 정부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접근하는 분야다. 에티오피아, 우간다, 케냐는 모두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한국의 정보통신기술을 동경하고 우리의 경험을 배우고 싶어 한다. 우리로서는 아프리카의 경제성장 초기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우리 기업들이 장기적으로 진출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할 좋은 기회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에티오피아와 우간다에서 향후 양국 간 정보통신기술 협력 강화의 기반이 될 부처 간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어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은 각국의 정보통신부와 실질적인 개발협력 사업 수행에 관한 양해각서도 체결했다. 수원국의 정보통신기술 협력 수요를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통합된 창구를 통해 정책 컨설팅, 역량 개발, 장비 지원 등 다양한 개발협력 사업의 수행이 가능해진 것이다.

이번 양해각서는 기존의 분절적이고 간헐적으로 이루어지던 개발협력 사업을 대폭 정비해 수요자 중심의 맞춤형 개발협력 플랫폼이 제공됐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이에 대한 각국의 기대는 매우 크다. 양국 간 개발협력 사업이 성공적으로 시행돼 아프리카 전역으로 정보통신기술 개발협력 플랫폼이 확산되기를 기대한다.

마지막 순방국 케냐와의 정보통신기술 개발협력 양해각서는 6월 내 체결을 목표로 협의를 진행 중이다. 케냐의 정보통신기술부 차관 게타오 박사는 정부의 경직된 관료주의로 순방 기간 중 한국과의 양해각서가 체결되지 못한 점을 못내 아쉬워했다. 필자는 “하쿠나 마타타”로 차관과 마지막 인사를 나누면서 순방을 마쳤다.
2016-06-23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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