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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인데 동거할까”…동성애자 11명 속여 2억여만원 뜯어내

“검사인데 동거할까”…동성애자 11명 속여 2억여만원 뜯어내

입력 2016-05-31 10:33
업데이트 2016-05-31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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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애자 채팅앱서 신분·외모 속여 사기행각 50대 남성 구속

지난해 4월 회사원 A씨는 동성애자들이 자주 사용하는 채팅앱에 들어갔다가 우연히 자신을 검사라고 소개한 B(52)씨와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누게 됐다.

해박한 법률 지식을 자랑하는 B씨의 말 주변이 워낙 뛰어났고 건네준 사진 속 외모도 출중해 A씨는 각별한 호감을 갖게 됐다.

자주 대화를 나누면서 알게 돼 어느새 하루에도 몇 번씩 채팅을 통해 사적인 이야기까지 나눌 정도로 두 사람은 급속히 가까워졌다.

얼마가 지난 뒤 “동거하는 게 어떻겠느냐”고 넌지시 제안한 B씨는 A씨가 동의하자 방을 빌릴 보증금이 필요하다며 돈을 빌려달라고 요구했다.

B씨를 검사로 철석 같이 믿었던 A씨는 별다른 고민 없이 1천500만 원을 선뜻 송금했다.

그렇게 시작된 B씨의 요구는 집요할 정도로 계속됐지만 뛰어난 그의 언변에 넘어간 A씨는 8차례에 걸쳐 5천200만 원을 보내줬다.

갈수록 연락이 뜸해졌지만 업무로 바빠서 그렇다는 B씨의 변명을 듣고서는 달리 의심조차 하지 않았다.

그러던 A씨는 청천벽력같은 소리를 들었다. B씨가 사기 피의자로 경찰에 붙잡혔다는 것이었다. 그때서야 B씨의 신분이나 사진이 모두 조작됐다는 사실을 알게됐다.

충북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동성애자 채팅 애플리케이션에서 검사나 의사로 속이고 만난 남성들에게 수억 원의 돈을 뜯어낸 혐의(상습사기)로 B씨를 구속했다고 30일 밝혔다.

B씨는 2015년 3월부터 지난달까지 동성애자 채팅앱에서 만난 피해자 11명에게 검사나 의사, 군의관으로 신분을 속여 접근한 뒤 취직시켜주겠다거나 여행, 동거를 하자며 모두 2억2천만 원을 뜯어낸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는 경찰의 추적을 피하려고 피해자들이 송금한 돈을 은행에서 인출할 때는 가발이나 모자를 착용, 얼굴을 감췄다.

B씨는 뜯어낸 돈을 피부과 진료나 네일샵 등 자신의 외모를 꾸미는데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B씨는 비슷한 수법의 사기행각으로 다른 수사기관에서 지명수배된 상태였다”며 “저지른 범죄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확인중”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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