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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거인멸’ 의혹 옥시 외국인 前 대표 “시간 내기 힘들다” 소환 불응

‘증거인멸’ 의혹 옥시 외국인 前 대표 “시간 내기 힘들다” 소환 불응

김희리 기자
김희리 기자
입력 2016-05-27 16:37
업데이트 2016-05-27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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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 살균제 유해성 증거를 은폐한 책임자로 지목된 거라브 제인(47·인도) 옥시 전 대표가 검찰의 소환 요구에 불응했다.

제인 전 대표 측은 소환 불응 이유에 대해 “업무상 시간을 내기 힘들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현재 옥시에 대한 국민감정이 크게 악화돼 있어 신변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는 우려도 전달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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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전 대전 서구의 한 대형마트에서 지역 환경단체 관계자와 시민이 가습기 살균제 사건 최대 가해기업인 옥시레킷벤키저(옥시)의 제품을 카트에 담고 있다. 이들은 마트의 옥시 불매 운동 동참을 호소하며 제품을 구매했다가 반품하는 퍼포먼스를 했다.  연합뉴스
27일 오전 대전 서구의 한 대형마트에서 지역 환경단체 관계자와 시민이 가습기 살균제 사건 최대 가해기업인 옥시레킷벤키저(옥시)의 제품을 카트에 담고 있다. 이들은 마트의 옥시 불매 운동 동참을 호소하며 제품을 구매했다가 반품하는 퍼포먼스를 했다.
연합뉴스
27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이철희 팀장)은 최근 변호인을 통해 제인 전 대표에게 한국에 들어와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으라고 요구했으나 제인 전 대표측은 이에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해왔다.

제인 전 대표는 현재 옥시 영국 본사인 레킷벤키저의 아시아태평양본부(싱가포르 소재) 본부장이다.

그는 최근 검찰 조사를 받은 존 리(48·미국) 전 대표에 이어 2010년 5월부터 2년간 옥시의 경영을 책임졌다. 그는 옥시 증거은폐 의혹의 핵심 인물이다.

옥시가 주식회사에서 유한회사로 법인 형태를 바꾸고 서울대·호서대 등에 의뢰한 보고서 중 불리한 것을 은폐·조작하는 등 책임 회피로 의심되는 시도가 이뤄진 시점도 그가 대표로 있던 때다.

서울대 조모(57·구속) 교수에게 유해성 실험 결과를 유리하게 만들어달라는 청탁과 함께 1200만원의 뒷돈을 건넨 주체도 제인 전 대표로 검찰은 보고 있다.

대표가 되기 전인 2006∼2008년에는 옥시의 마케팅부장으로 일하며 유해 제품 판매와 허위 광고 등에 관여한 의혹도 있다.

제인 전 대표 측은 증거인멸 교사 등 의혹에 대해 “전부 소명할 수 있고 잘못한 게 없다”는 취지의 의사를 전해왔다.

이에 따라 검찰은 이메일 등을 통해 일단 제인 전 대표의 서면조사를 진행하면서 출석을 재차 요구할 방침이다.

그가 끝내 출석을 거부하면 현재 거주하는 싱가포르와 형사사법 공조를 통한 범죄인 인도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영국 본사 책임자들의 소환도 타진하고 있다.

검찰은 조 교수와 함께 유해성 실험보고서 조작 의혹을 받는 호서대 유모(61) 교수가 옥시 측으로부터 두 차례에 걸쳐 총 4400만원을 수수한 사실을 확인했다.

유 교수는 실험 진행 당시 자문료 명목으로 2400만원을, 민·형사소송에서 옥시 측을 두둔하는 진술서를 써주고 2000만원을 각각 받았다고 검찰은 전했다.

다만 유 교수가 민간인인데다 수수한 돈의 범죄 혐의 구성이 여의치 않아 처벌 여부를 고민하고 있다.

그는 2011년 말 옥시 직원 집에서 창문을 열어놓은 채 가습기 살균제에 함유된 독성 화학물질인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의 흡입 독성실험을 하는 등 옥시측에 유리한 결과가 나오도록 ‘짜맞추기 실험’을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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