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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조선 법정관리 초읽기…은행권 5조5천억원 손실 불가피

STX조선 법정관리 초읽기…은행권 5조5천억원 손실 불가피

입력 2016-05-25 10:34
업데이트 2016-05-25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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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책·특수은행 절반 정도 충당금 쌓아…2조8천억원 추가 적립해야

자율협약 상태에 있던 STX조선이 법정관리로 전환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금융권의 손실은 눈덩이처럼 늘어날 전망이다.

해운·조선업에 대한 구조조정 탓에 ‘실탄’이 부족한 은행들은 STX마저 법정관리로 접어들면서 추가 충당금 적립 등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25일 은행권에 따르면 STX에 대한 은행권의 위험노출액(익스포저)은 5조5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주로 대출과 선수금환급보증(RG)으로 이뤄졌다.

RG는 조선사가 선주로부터 선박 건조계약을 따낼 때 맺는 계약으로, 선박 건조에 문제가 생기면 금융회사에서 선수금을 대신 물어주겠다는 보증계약이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RG를 포함해 3조원으로 가장 많고, 농협은행이 1조3천200억원, 수출입은행이 1조2천200억원 순이다.

이들 은행은 STX에 대한 여신과 RG를 ‘고정’으로 분류해 절반 정도의 충당금을 쌓은 상황이다.

산업은행은 1조5천억원 가량, 수출입은행도 6천억원 가량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은행은 4월 말을 기준으로 6천700억원 정도를 쌓았다.

이에 따라 은행권이 추가로 쌓아야 할 충당금은 2조8천억원 수준이다. 특히 구조조정으로 갈길 바쁜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2조원 넘는 충당금을 더 적립해야 한다.

산은과 수은은 올해 들어 자율협약에 들어간 현대상선, 한진해운, 한진중공업과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창명해운, 구조조정을 앞둔 대우조선해양 등 5개사에 대한 익스포저로만 무려 20조원을 보유한 상태다.

1분기 조선·해운사에 3천328억원의 충당금을 쌓은 농협은행은 STX의 ‘갑작스러운’ 법정관리 추진에 당혹해 하는 분위기다. 농협은행은 STX와 관련해 앞으로 6천520억원의 충당금을 추가로 적립해야 한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법정관리가 3~4분기에만 이뤄져도 RG가 1천500억 원가량 줄어들 것”이라며 “생각보다 빨리 진행돼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농협은 중앙회, 금융지주, 은행 등의 간부 사원이 연봉의 일부를 반납하는 ‘극약 처방’까지 내놓으며 위기관리에 나섰지만 점증하는 손실에 그룹 전체가 휘청이는 모양새다.

농협은행의 모회사인 농협금융의 김용환 회장은 최근 간담회에서 조선·해운업 등 5대 취약업종에 몰린 부실채권을 ‘빅배스’(Big Bath) 등을 통해 대거 정리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빅배스’는 경영진 교체 등의 시기에 잠재 부실을 모두 털어내는 회계기법을 말한다. 농협은 빅배스를 할 경우 수조 원의 부실채권을 털어낼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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