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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삼성에 특허소송…이례적 도발 ‘격세지감’

화웨이, 삼성에 특허소송…이례적 도발 ‘격세지감’

입력 2016-05-25 09:38
업데이트 2016-05-25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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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중소기업이 30년 만에 삼성 위협하는 ‘특허괴물’로 성장 통신장비 제조사로 양보없이 맞붙을 가능성

중국 통신장비 회사인 화웨이(華爲)가 삼성전자를 상대로 제기한 특허소송을 두고 달라진 중국 기업의 면모를 엿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화웨이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소재 캘리포니아북부 연방지방법원과 중국 선전 인민법원에서 삼성전자가 자사의 4세대(4G) 통신 표준과 관련한 특허를 침해했다며 소송을 냈다.

화웨이는 삼성전자와 계열사들이 화웨이 기술을 이용하는 제품을 판매함으로써 막대한 이윤을 얻었다며 배상을 청구했다.

애플과 특허 분쟁이 막바지에 다다른 삼성은 특허전쟁의 전선이 더 넓어지게 됐다.

화웨이가 제기한 소송의 쟁점은 애플과는 상당히 다르다.

지난 2011년 4월 이후 애플은 미국, 네덜란드, 호주 등에서, 삼성은 한국, 독일, 일본, 이탈리아, 영국, 프랑스에서 각각 특허소송전을 벌여 전세계 IT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 소송들에서는 표준·상용 특허가 모두 문제가 됐는데, 삼성은 통신기술을, 애플은 사용자 인터페이스(UI)와 제품 디자인을 내세워 고유성을 주장해왔다.

반면, 화웨이가 제기한 소송의 쟁점은 통신기술로 모아진다. 조정에 실패하면 삼성과 화웨이는 단순히 스마트폰 제조사가 아닌 거대 통신장비 제조사로서 강대강으로 맞설 공산이 크다.

화웨이의 소송 제기는 이례적인 도발로 평가된다. 과거 ‘짝퉁’ 오명을 달고 다녔던 중국 회사는 주로 외국 회사들로부터 특허소송을 당하는 입장이었고, 외국 회사를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서는 경우는 드물었다.

샤오미(小米)가 해외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지 못하는 것도 무분별한 특허 침해로 대규모 분쟁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올 정도다.

하지만, 화웨이를 만만한 상대로 보기는 어렵다. 회사 이름 자체가 중국의 굴기(堀起·도약)를 위해 행동에 나선다는 뜻이다.

화웨이는 중국 인민해방군 출신의 런정페이(任正非)가 1987년 창업한 후 꾸준한 연구·개발에 힘입어 에릭슨, 노키아 등 다국적 기업이 점령해온 중국 통신시장에서 영역을 넓혀왔다.

특히 화웨이는 매년 매출의 10% 이상을 연구·개발에 투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 직원 17만명 가운데 8만명 가까운 인력이 세계 각지에서 연구·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이는 최근 몇년 새 저가 스마트폰과 가전제품을 공격적으로 선보이면서 돌풍을 일으켰으나 오포 등 비슷한 스타일의 경쟁자가 나타나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샤오미 등과 차이가 크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작은 통신장비 회사였던 화웨이가 근 30년 만에 삼성을 위협하는 특허괴물로 성장했다”며 “이런 격세지감 같은 상황이 반복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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