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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 마피아 없애려면 갑을 구조 청산부터”… 설문 결과 발표

“복지 마피아 없애려면 갑을 구조 청산부터”… 설문 결과 발표

김희리 기자
김희리 기자
입력 2016-05-17 17:51
업데이트 2016-05-17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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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재봉 동의대 교수 부산시 정책토론회서 발표

공무원들의 퇴직 후에 민간복지시설의 장으로 자리를 옮기는 이른바 ‘복지 마피아’(복지 공무원+마피아)의 가장 큰 원인이 관과 복지시설 간의 갑을관계를 양산하는 정책 구조에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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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대 사회복지학과 홍재봉 교수는 17일 부산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정책토론회에서 ‘부산시의 사회복지시설 운영의 바람직한 민관협력방안’을 발표했다.

그는 사회복지사를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 분석 결과를 근거로 해 현재 형성되는 부산의 ‘복지 마피아’를 없애기 위해서는 관과 민간복지시설 간의 갑을관계를 수평적 협력관계로 바꾸고 관련법의 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홍 교수는 지난 4월 부산지역 사회복지사 338명을 대상으로 ‘바람직한 민관협력방안을 위한 설문조사’를 벌였다.

조사결과 ‘관과 민간시설에 갑을 관계가 존재하는가’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36.3%가 ‘매우 그렇다’고 응답하는 등 ‘그렇다’ 이상이 87.4%에 달했다. ‘전혀 그렇지 않다’는 응답은 1.5%에 불과했다.

‘운영위탁 선정에 있어 정치적 영향을 받는가’라는 질문에는 ‘그렇다’ 이상이 37.5%로 ‘그렇지 않다’(8.8%) 보다 높게 나타나 위탁계약과 관련해 정치적 입김이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공무원 출신이 시설장으로 오면 시설 운영과 관리가 원만해질 것으로 보는가’라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21.7%가 ‘매우 그렇다’에 대답하는 등 ‘그렇다’ 이상은 64%에 이른 반면, ‘그렇다 않다’는 0.9%에 불과했다.

홍 교수는 “민간복지시설에서는 공무원 출신을 영입해야 사업위탁을 쉽게 받을 수 있고 관의 지도점검 때도 지적을 덜 받는 등 서로 이익을 보기 때문에 복지 마피아 구조가 형성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현재 부산지역 사회복지관, 노인·장애인시설 284곳 중 부산시와 일선자치단체 퇴직공무원이 시설장으로 있는 곳은 26곳에 이른다.

1990년 임용된 부산시 복지직 공무원이 퇴직하는 2022년부터는 퇴직공무원들이 사실상 이들 시설을 독점할 것으로 우려된다. 이렇게 되면 현장 출신 사회복지사들의 진급은 사실상 어렵게 될 것이란 전망이다.

홍 교수는 퇴직공무원들의 무분별한 사회복지시설 진출을 막기 위해서는 사회복지사업법 등 제도개선과 부산시 차원의 가이드라인 마련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그는 “사회복지사업법 제35조(시설의 장) 내용을 개정해 ‘6급 이상 퇴직 공무원은 2년 이내에 복지시설에 재취업할 수 없다’는 조항을 신설하고 공직자 윤리법의 개정도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홍 교수는 관련법 개정과 함께 강제성은 없지만 윤리서약을 담은 부산시 차원의 가이드가인 마련 등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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