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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 신용경색 시작되나…은행, 대기업 여신 고삐죈다

구조조정 신용경색 시작되나…은행, 대기업 여신 고삐죈다

입력 2016-05-05 10:24
업데이트 2016-05-05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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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 1년간 대기업 여신 약 5조원 줄여

조선·해운업종에 대한 구조조정 여파로 은행권의 대기업 여신이 대거 부실화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은행권이 신규 대기업 대출을 바짝 조이고 있다.

이로 인해 기업에 자금이 제대로 공급되지 못하는 신용경색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5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1분기 거액의 충당금을 쌓은 농협금융 김용환 회장은 지난 3일 조선·해운에 대한 구조조정이 정리될 때까지 “대기업 신규 취급은 어려울 것이며 대출을 최대한 감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건전한 기업에 대해서는 여신한도를 줄이지 않겠지만, 최대한 깐깐하게 리스크 관리를 해 부실채권으로 추락할 가능성이 있는 여신은 아예 대출부터 하지 않겠다는 취지다.

농협금융은 앞으로 2년간 부실 위험에 빠질 수 있는 채권들을 전수조사했으며 이를 토대로 대기업 대출에 좀 더 세밀한 잣대를 들이대기로 했다.

실제로 조선·해운사 부실로 1분기 3천억원대의 충당금 폭탄을 맞은 농협은행은 작년 4월 13조5천603억원에서 올해 4월 13조109억으로 5천500억원가량 대기업 여신을 줄였다.

다른 대형 은행도 마찬가지다. KEB하나은행은 포트폴리오 다각화 차원에서 대기업 여신 줄이기를 통합 후 중점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위험부담이 큰 대기업 여신의 비중을 줄여나가겠다는 것이다.

KEB하나은행은 통합 이후인 작년 9월 초부터 올해 4월 말까지 대기업 대출을 4조2천212억원 줄였다.

KEB하나은행은 기업 상황이 좋지 않은 대기업을 대상으로 매년 중점관리그룹을 선정, 만기 된 여신의 경우 상환요청을 지속적으로 해 나가면서 여신을 줄여가고 있다.

특히 신용등급이 좋지 않은 데다가 담보 없이 주로 신용으로 대출을 받은 기업들을 대상으로 계속해서 채무상환을 독촉하는 상황이다.

가계 여신에 견줘 대기업 여신 비중이 높지 않은 KB국민은행도 대기업 여신을 꼼꼼하게 관리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산업위험의 크기에 따라 3단계로 분류해 여신자산 포트폴리오를 관리하고 있다.

구조조정 산업으로 부각한 조선·해운업을 특별관리 산업으로 분류해 여신심사를 강화하고, 이미 취급된 여신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점검을 시행하는 등 사전적으로 리스크도 관리 중이다.

다만 경영 정상화 가능성이 있으나 일시적 유동성 부족에 노출된 기업에 대해서는 추가예산 등을 통해 정상화를 지원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의 대기업 여신은 4월을 기준으로 17조2천487억원인데, 1년 전인 작년 4월(16조8천453억원)보다는 소폭 늘었지만, 작년 11월(17조8천344억원)보다는 줄어들었다.

대기업 비중이 높은 우리은행은 작년 11월 22조9천725억원에서 올 4월 22조9억원으로 9천억원 넘게 줄였다. 신한은행도 1년 만에 3천억원가량 줄었다.

5대 대형은행의 대기업 여신은 작년 4월 말 95조6천404억원에서 올 4월말 90조8천210억원으로 4조8천194억원 줄었다.

이처럼 은행들이 대기업에 대한 돈줄 조이기에 나서면서 업계의 불만도 조금씩 싹트고 있다.

5대 취약업종 중 하나인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작년 연말부터 집단대출을 제외하고 은행이 건설사에 직접 대출을 거의 하지 않고 있다. 자금이 필요한 건설사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이자를 추가 부담하면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작년부터 은행권이 업계에 돈줄을 바짝 조이고 있어 업계의 위기감이 팽배하다”며 “여신에 대한 금리를 높이는 건 은행들이 기업 여신을 줄이는 전 단계이기에 앞으로도 더 줄어들 것 같아 불안하다”고 말했다.

정부와 금융당국은 구조조정 과정에서 발생할 우려가 있는 신용경색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최근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신용경색 등 금융시장이 불안해지면 다양한 정책수단을 통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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