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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성남 전상욱, 투병 전 ‘아름다운 2분’

[프로축구] 성남 전상욱, 투병 전 ‘아름다운 2분’

임병선 기자
입력 2016-05-01 18:18
업데이트 2016-05-01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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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 종료 직전 교체 투입

 최고참 골키퍼가 2분이라도 뛸 수 있도록 선수들은 한발 더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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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성남 FC의 수문장 전상욱이 1일 경기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광주 FC와의 경기에 2분여 출전한 뒤 팬들에게 작별을 고하고 있다. 전상욱은 장기 입원 치료를 시작해야 해 당분간 그라운드에 설 수 없다. 박진업 기자 upandup@sportsseoul.com
프로축구 성남 FC의 수문장 전상욱이 1일 경기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광주 FC와의 경기에 2분여 출전한 뒤 팬들에게 작별을 고하고 있다. 전상욱은 장기 입원 치료를 시작해야 해 당분간 그라운드에 설 수 없다.
박진업 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웬만한 프로축구 팬이라도 성남 FC의 수문장 전상욱의 이름 석자를 듣고 얼굴을 떠올리기 쉽지 않다. 이동국(전북)과 동갑이지만 화려한 커리어도 없었고, 원클럽 맨도 아니다. 2002년 단국대 졸업 후 실업팀인 울산미포조선에 입단, 두 차례 팀의 우승을 이끌었다. 2005년 성남 일화에 스카우트돼 꿈에 그리던 무대를 밟았지만 팀의 세 번째 골키퍼도 되지 못했다. 성남에서 53경기만 뛰었고 오히려 2010년 이적한 부산에서 79경기에 나설 수 있었다.
 그런 그가 1일 경기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8라운드 광주FC전 후반 추가시간 2분여를 남기고 세 차례 슈퍼세이브를 기록한 김동준과 교체 투입됐다. 티아고와 황의조의 연속 골로 2-0으로 앞선 상황이라 김학범 감독의 부름을 받을 수 있었다.
 김 감독은 경기 직후 “팀의 일원이 아픈 상황에서 선수들이 한발씩 더 뛰었다. 의미 있는 승리”라고 말했다. 전상욱은 건강 악화로 올 시즌은 물론 현역으로서 마지막이 될지 모르는 경기를 짧게나마 뛰었다. 한 달 동안 훈련을 소화하지 못했다는 전상욱은 코너킥 위기에서 광주 홍준호의 슈팅을 넘어지며 막아냈다. 구단은 본인이 병명이 알려지길 원치 않는다며 앞으로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는다고만 밝혔다.
 구단은 전상욱이 다섯 살 딸 하은이와 함께 시축하도록 배려했지만 하은이가 아빠와 떨어지지 않으려 하는 바람에 무산됐다. 대신 그의 활약상을 담은 동영상이 상영됐다. 홈 팬들도 “전상욱, 당신이 있어야 할 곳은 여기”라고 적힌 플래카드 등을 펼쳐 보이며 그의 빠른 쾌유를 기원했다.
 김 감독은 “전상욱을 투입하면서 갈등을 많이 했다”면서도 “감독으로서 해줄 수 있는 것이 그것뿐이었다. 유니폼을 입고 마지막으로 운동장에서 뛰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성남은 이날 승리하며 승점 15로 선두 서울(승점 19), 2위 전북(승점 16)과의 격차를 좁혔다. 티아고는 시즌 6골로 아드리아노(FC 서울)와 득점 공동 선두를 이뤘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2016-05-02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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