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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重 “대우와 달라… 우리 스케줄대로”

현대重 “대우와 달라… 우리 스케줄대로”

김헌주 기자
김헌주 기자
입력 2016-05-01 22:58
업데이트 2016-05-01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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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자구계획안 요구에 답답함 토로

“정부에 돈 받은 적 없어…1분기 흑자”
권오갑 사장 재무개선 관리 반대 피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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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선 낙선
신문선 낙선 권오갑 현대중공업 부회장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이 “우리를 대우조선해양과 같은 선상에서 보지 말아 달라”며 답답한 심경을 피력했다. 정부가 조선업 구조조정 차원에서 업계 ‘맏형’ 현대중공업에도 주채권은행인 KEB하나은행을 통해 자구계획안을 요구하자 권 사장이 내심 서운함을 토로한 것이다. 2014년 10월 위기에 처한 현대중공업의 구원투수로 나선 권 사장은 강도 높은 체질 개선 작업을 실시해 올해 1분기 흑자 전환을 달성했다. 2013년 3분기 이후 첫 흑자다.

권 사장은 지난달 29일 현대중공업을 방문한 언론인들을 만난 자리에서 “10분기 만에 흑자를 내지 않았느냐”면서 “대우조선과 달리 정부 돈 한 푼 받은 적 없는 우리는 (우리의) 스케줄대로 간다”고 말했다. 함영주 하나은행장이 서울 종로구 계동의 현대중공업 서울사무소를 찾아 권 사장에게 강도 높은 자구책 마련을 요구한 지 하루 만에 나온 발언이다. 주채권은행의 재무개선 관리를 받지 않겠다는 얘기로 들린다. 현대중공업 부채 비율은 대우조선해양의 50분의1 정도로 건실한 수준이다. 현대중공업 신용등급(한신평)은 A+로 대우조선해양(BB+)보다 6계단 높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해까지 현대차, 포스코 지분을 매각해 1조원이 넘는 ‘실탄’을 확보했다. 이 자금은 단기 차입금을 갚거나 단기 차입금을 장기 차입금으로 대환하는 용도로 쓰였다. 현대중공업의 하나은행 대출 잔액은 3100억원(지난해 말 기준)까지 떨어졌다. 현대중공업 고위 관계자는 “하나은행은 우리의 자구 노력에 대해 높게 평가해 왔다. 그런데 정부(금융위)의 한마디에 태도가 바뀌었다”고 말했다.

앞으로 현대중공업의 자구안 제출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현대중공업이 부실기업에 준하는 자구안을 요구받을 경우 순순히 끌려가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하나은행도 현대중공업이 정상기업으로 분류된다는 점에서 부실기업 관리부서인 본사 여신관리본부가 아닌 주요 그룹 여신취급부서인 CIB여신심사부가 담당하기로 했다.

현대중공업은 하나은행이 향후 여신 회수를 요구할 경우 자회사인 현대오일뱅크 상장(기업공개)을 통해 자금을 확보할 계획이다. 내부적으로는 현대오일뱅크 기업가치가 에쓰오일 시가총액인 9조 8060억원(4월 29일 종가 기준)에 버금갈 것으로 추정한다.

최광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안에 현대오일뱅크 상장이 가시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중공업 고위 관계자는 “2018년까지 구조조정 계획을 다 세워 놓았다”면서 “내년까지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2016-05-02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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