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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 자존심 되살린 비결은 피칭 머신+팀 융화

김현수, 자존심 되살린 비결은 피칭 머신+팀 융화

입력 2016-05-01 12:19
업데이트 2016-05-01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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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티모어 선, 제한된 기회 속에서 활약 펼치는 김현수 조명

김현수(28·볼티모어 오리올스)가 그에게 성급하게 마이너리그행을 제안했던 벅 쇼월터 감독을 후회하게 하는 활약을 펼쳤다.

김현수는 1일(한국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오리올 파크 앳 캠든 야즈에서 열린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홈 경기에 9번 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메이저리그 데뷔 첫 2루타를 포함해 4타수 3안타의 맹타를 휘둘렀다.

지난달 24일 캔자스시티 로열스전 이후 일주일 만이자 팀의 23번째 경기에서 4번째 선발 출전의 기회를 잡은 김현수는 메이저리그 데뷔 첫 3안타 경기를 펼치고 시즌 타율을 0.600(15타수 9안타)으로 끌어올렸다.

김현수의 맹타는 그를 밀어내고 외야 주전 한 자리를 꿰찬 리카드가 시즌 타율 0.350에서 0.280까지 급전직하한 것과는 극명하게 대조를 이뤘다.

리카드는 이날 팀이 7-7 동점을 만든 8회말 2사 2루에서 대타 출전했으나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나며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김현수의 이날 3안타가 더욱 인상적이었던 것은 제한된 기회 속에서 이뤄낸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팀 수뇌부의 마이너리그 제안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홈 개막전에서 홈팬들에게 야유를 받을 때만 해도 김현수의 앞날은 암담했다.

시범경기 초반 무안타에 그쳤던 김현수가 정규시즌에서 제한된 출전 시간 속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예측하기란 어려웠다.

하지만 김현수는 드문 기회 속에서도 어김없이 안타를 쳐내며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

김현수는 이날 평균 구속 97마일(약 156㎞)에 달하는 포심패스트볼을 던지는 화이트삭스 투수 맷 레이토스의 강속구에 배트가 전혀 밀리지 않았다.

김현수가 직구에 타이밍을 척척 맞혀나가자 레이토스는 변화구를 구사했으나 김현수는 그것마저 정확하게 배트에 맞혔다.

김현수가 이날 쳐낸 안타 3개 중 2개가 밀어치기로 만들어낸 안타였다.

김현수는 시범경기와 정규시즌 초반만 해도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빠른 공을 예상하고 타이밍을 빨리 가져간 탓에 타격 밸런스가 무너지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제는 공을 받쳐놓고 때릴 수 있게 된 것이다.

그 비결은 물론 피나는 타격 훈련이다.

볼티모어 지역지 ‘볼티모어 선’이 이날 경기 전 소개한 내용을 보면 김현수는 쉬는 날도 없이 피칭 머신에서 나오는 강속구를 무수히 쳐냈다고 한다.

쇼월터 감독은 “김현수는 열심히 노력하는 선수”라며 “모든 사람이 그를 지지하고 있고, 그는 이에 보답하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스콧 쿨바 타격코치의 말은 더 구체적이다. 쿨바 코치는 “김현수는 피칭 머신을 통해 타격 훈련을 많이 소화하고 있다. 벤치에 오래 앉아 있으면 타이밍을 맞추기가 어려운 게 사실이지만 김현수는 피칭 머신을 통해 많은 훈련을 치렀기에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빠른 속구에 타이밍을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볼티모어 선 역시 “김현수는 정규시즌 초반만 해도 시범경기 때보다 더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들을 상대하면서 타이밍을 빨리 잡느라 특유의 밀어치는 타격이 되지 않았지만, 지금은 다르다”고 짚었다.

김현수는 피칭 머신을 통한 훈련이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공에 도움이 되고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 결과 김현수가 앞서 쳐낸 안타 6개 중 절반의 타구 스피드는 92.2마일(약 148㎞)로 리그 평균인 89.1마일(약 143㎞)보다 빨랐다.

볼티모어 선은 김현수의 더그아웃 옆자리는 거의 매번 투수 마이크 라이트라고 전했다. 라이트는 김현수가 볼티모어와 계약 직후 볼티모어 야구부문 부사장인 브래디 앤더슨과 훈련할 때 함께 참여했던 선수다.

이때 우정을 쌓은 두 선수는 경기 내내 장난과 농담을 즐기고 있다고 볼티모어 선은 전했다.

김현수는 “라이트는 내게 더그아웃에서 뭘 해야 할지를 가르쳐준다. 우리는 동료들에게 해바라기 씨를 던지며 장난을 친다. 해바라기 씨를 던지고 치는 등 우리는 해바라기 씨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고 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김현수는 라이트와 인연이 경기장 밖에서도 팀에 적응하는 데 매우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현수는 “나는 처음부터 볼티모어를 좋아했고, 여기의 새로운 삶의 방식에 적응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무엇보다 팀 동료들이 매우 친근하게 대해준다. 그것이 내가 여기에 적응하는데 엄청난 힘이 된다. 개인적으로도 마찬가지다. 모든 것이 대단히 흡족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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