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인터뷰] 조지워싱턴대 한국학연구소 설립 김지수 교수, “한국학 허브 만들 것”

입력 : ㅣ 수정 : 2016-04-12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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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여성들 혼자 힘으로 법정에 서류 제출 사실 밝혀
 “워싱턴DC에 제대로 된 한국학 연구소를 세워 미국의 수도를 ‘한국학 허브’로 만들고자 합니다.”

 11일(현지시간) 워싱턴DC 간판 대학인 조지워싱턴대에서 만난 김지수(사진·40) 역사학과 교수는 서울신문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이르면 올해 가을쯤 이 대학에 한국학 연구소가 처음으로 문을 열 계획이라며 이렇게 포부를 밝혔다. 조지워싱턴대에서 유일하게 한국사를 가르치는 김 교수는 최근 ‘정의와 감정: 조선시대의 성, 신분 그리고 법적 행위’(The Emotions of Justice: Gender, Status and Legal Performance in Choson Korea)라는 저서를 발간, 학계의 비상한 주목을 받았다. 이 책은 조선시대가 엄격한 신분사회임에도 여성이 독립된 법적 주체로 인정 받아 남성의 도움 없이도 법정에 서서 목소리를 낼 수 있었음을 법제사적, 젠더(성)사적, 감정사적 연구를 통해 처음으로 밝혀냈다. 김 교수는 “조선시대 여성은 동시대 중국이나 유럽과 달리, 억울함을 호소하는 청원서인 소지(所志)를 직접 써서 관에 제출하는 등 남성과 동등한 법적 주체로 권리를 행사했음을 연구를 통해 알아냈다”며 “연구 자료가 된 150여 점의 고문서 소지 중 30여 점의 언문(한글) 소지는 여성이 주로 쓴 것으로, 한문이 아닌 한글로 소지를 길게 써서 여성성을 부각시켰음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중국사나 일본사 연구에도 없는 이 같은 새로운 연구를 인정 받아 조지워싱턴대 현직 한국학 교수로는 처음으로 종신(tenure) 교수직을 받았다. 덕분에 한국 교육부와 한국국제교류재단(KF)의 도움을 받아 한국학 연구소를 설립하고, 한국학 석·박사 전공자를 키우는 등 워싱턴에서 한국학 알리기에 앞장설 수 있게 됐다. 김 교수는 “지난해 조지워싱턴대에서 한국학이 정식 전공이 되면서 학생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한국학 연구소 개설을 통해 원로·신진학자들이 연구를 교류할 수 있는 학회 등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12일 오후 조지워싱턴대 국제대학원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우드로윌슨센터·KF와 함께 한국 영화 ‘국제시장’ 상영회를 갖고, 영화의 배경이 된 한국전쟁 등 한국 근현대사에 대한 특강을 제공할 예정이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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