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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흡연 위험 유전자, 네안데르탈인에게서 물려받은 것”

“우울증·흡연 위험 유전자, 네안데르탈인에게서 물려받은 것”

입력 2016-02-12 17:05
업데이트 2016-02-12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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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연구진 “네안데르탈-현세 인류 교배가 현대인 질병 위험 높여”

현대인의 우울증과 담배 중독을 비롯해 다양한 질병을 일으킬 위험이 있는 유전자가 고대 네안데르탈인으로부터 물려받은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1일(현지시간) AP통신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 밴더빌트대학의 존 앤서니 카프라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유라시아 계통의 현생 인류에 전해진 네안데르탈인의 DNA가 이런 영향을 끼친다는 연구 결과를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네안데르탈인과 현생 인류는 수십만 년 전에 진화 계보에서 갈라졌으나, 학계는 5만 년가량 전에 두 인류의 교배가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 유라시아 계통 현생 인류가 지닌 DNA의 1.5∼4%는 그 근원이 네안데르탈인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런 네안데르탈인의 DNA가 현대인의 신경·정신·피부·면역 질환 등 다양한 임상적 결과를 초래했을 수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앞서 알레르기 위험을 늘릴 수 있는 유전자가 네안데르탈인으로부터 전해져온 것이라는 연구 결과도 나온 바 있다.

연구진은 이번에 기존 연구에서 확인됐던 네안데르탈인 DNA에 집중해 미국 병원 9곳에서 진료를 받은 유럽 혈통의 환자 2만8천명의 의료 기록과 유전적 특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일부 네안데르탈인 유전자는 니코틴 중독 가능성을 더 높여 주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크게는 2배가량 흡연 가능성을 높이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일부 네안데르탈 유전자는 우울증 위험을 키우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유전자는 그 자체만으로 우울증과 흡연으로 반드시 이어지지는 않지만, 위험성을 높이는 것이다.

FT는 네안데르탈인 DNA가 환경 적응에 여러 이점을 발휘해 수천 세대에 걸쳐 호모 사피엔스에게 전파됐으나, 산업화한 현재 사회에는 이런 이점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유라시아에 거주하던 네안데르탈인들이 아프리카 지역에서 북쪽으로 건너온 현생 인류에게 더 춥고 어두운 기후 환경에 적합한 굳센 피부를 줬지만, 이런 특성은 현재에 이르러 햇빛에 의한 피부병인 각화증에 더 예민한 형질을 남겼다.

또한 연구진은 혈액을 더 빨리 응고시키는 네안데르탈인 유전자의 특성이 유라시아인 조상들에게는 상처의 출혈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됐지만, 오늘날에는 심장마비나 폐 색전증을 늘리는 위험한 결과를 내고 있다고 봤다.

이상을 종합하면 네안데르탈인 유전자가 유라시아에 사는 현대인에게는 아마 부정적인 영향이 대체로 더 클 수 있다고 연구진은 시사했다.

카프라 교수는 “현생 인류의 조상이 네안데르탈인과의 교배로 그 DNA를 물려주게 된 것이 고대 환경에서는 생존에 도움이 됐겠지만, 오늘날 환경에서는 ”네안데르탈인과의 교배가 우리에게 썩 좋은 일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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