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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판문점 연락통로마저 끊어… 대화 막힌 남북 ‘준전시 상황’

北, 판문점 연락통로마저 끊어… 대화 막힌 남북 ‘준전시 상황’

하종훈 기자
하종훈 기자
입력 2016-02-11 18:24
업데이트 2016-02-11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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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강 남북 어디까지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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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개성공단 내 남측 인원을 전원 추방하기로 한 11일 공단 기업 관계자들이 경기 파주 남북출입사무소를 통해 입경하고 있다.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북한이 개성공단 내 남측 인원을 전원 추방하기로 한 11일 공단 기업 관계자들이 경기 파주 남북출입사무소를 통해 입경하고 있다.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북한의 장거리 로켓(미사일) 발사에 대해 정부가 개성공단 가동 전면 중단이라는 초강력 제재 조치를 취하자 북한이 11일 개성공단의 군사통제구역 선포 등으로 맞서면서 남북 간 긴장은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지난달 북한의 4차 핵실험 직후부터 남북 모두 한 치 양보 없는 ‘강 대 강’ 행보를 보이면서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가고 있는 것이다.
 이날 북한은 개성공단 내 우리 국민 추방 및 자산동결 조치를 취하면서 더불어 남북 간 군 통신과 판문점 연락 통로도 폐쇄했다. 그러면서 “개성공단 전면 중단의 대가가 얼마나 혹독하고 뼈아픈 것인가를 몸서리치게 체험하게 될 것”이라는 경고도 날렸다. 판문점 등 연락 채널의 폐쇄는 개성공단 중단과는 성격이 다르다. 개성공단은 남북 교류협력 차원의 문제지만 연락 채널 폐쇄는 아예 남북 간 기본적인 의사 전달 수단마저 없앤다는 의미다.
 지난해 비무장지대(DMZ) 지뢰 도발 이후 북한이 군사적 행동을 운운하며 ‘최후통첩’을 했던 당시에도 판문점 채널은 유지됐다. 이에 남북은 판문점을 통해 통지문을 주고받으며 고위급 접촉을 개최해 결국 8·25합의를 이끌어 낼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 같은 공식 채널의 대화를 기대할 수 없게 됐다. 지금이 ‘준전시 상황’과 다름없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남북은 지난해 8·25합의 이후 제20차 남북 이산가족 상봉에 이어 11월에는 차관급 당국 회담까지 개최했다. 그러나 올 초 북한이 4차 핵실험을 강행한 이후 남북 관계는 악화일로로 치달았다. 북한 핵실험에 대한 보복 조치로 우리 군은 실험 이틀 뒤인 지난달 8일 8·25합의로 중단됐던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했다. 또 국제사회의 제재 논의까지 이어졌음에도 북한은 미사일 발사를 강행했고 이에 정부가 ‘최후 수단’이라던 개성공단 전면 중단 조치를 하자 북한은 군사통제구역 선포로 맞선 것이다.
 북한 핵실험 후 남북이 강 대 강으로 맞서면서 남북 관계는 한 달여 만에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 이전으로 돌아간 상태다. 여기서 추후 남북이 계속해서 ‘치킨게임’ 양상을 보일 경우 종내에는 국지 도발로 인한 무력 충돌이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의 대응은 추방이라는 표현을 쓰는 등 사전 준비한 조치의 흔적이 있다”며 “군사통제구역 선포는 개성공단 출범 이전으로 가겠다는 군사적 복원의 의미”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당분간은 어렵겠지만 긴장 관리 차원의 비공개 채널 대화가 타전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2016-02-12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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