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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 부담 커진 새 SAT…美이민자·저소득층 학생 고전 우려

읽기 부담 커진 새 SAT…美이민자·저소득층 학생 고전 우려

입력 2016-02-10 02:55
업데이트 2016-02-10 0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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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선 학교서 혼란 가중…영어 비모국어 학생들 ACT로 전환도

오는 3월부터 실시되는 새로운 형태의 미국 대학입학자격시험(SAT) 시행을 앞두고 수험생과 학부모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9일(현지시간) 전했다.

학교에서 배우는 교과 과정과 좀 더 가깝게 한다는 취지로 10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SAT를 손질했으나, 실제로는 영어는 물론 수학에서도 ‘읽기 부담’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일선 교사와 대학 당국자 사이에서는 ‘더 길고 어려워진’ 지문 때문에 평소 책을 많이 읽지 않은 학생, 이민자나 저소득층처럼 가정에서 영어가 아닌 외국어를 사용하는 학생이 고전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미 히스패닉이 많은 학군에서는 학생들이 SAT의 경쟁시험인 ACT로 전환하거나, 교사들이 이를 권하는 등 혼란이 커지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대학 입학 사정관들은 학생들의 점수 변화를 보고 새 SAT에 대한 평가를 내리겠다는 유보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대형 입시준비 프로그램인 ‘케플란’의 리 위스 부회장은 “새 SAT는 좋은 결과를 얻는 학생을 바꿔놓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위스 부회장은 “지금까지 영어가 제1언어가 아닌 가정의 학생은 사실상 수학에 집중했다. 그러나 새 SAT에는 영어와 수학 모두에 지문이 늘어나기 때문에 이런 점을 구분하기 어려워질 것 같다”고 말했다.

SAT 주관사인 칼리지보드는 영어 읽기에 사용되는 단어 수가 기존 SAT에는 3천300단어, 새 SAT는 3천250단어로 큰 차이가 없을 뿐 아니라 수학에서 언어가 차지하는 비중도 30%로 거의 똑같다고 말하고 있다.

칼리지보드 관계자는 “읽기 부담을 유념하고 있다”며 “그것을 낮은 수준에서 유지하려 한다. 학생들은 (새 시험을) 좀 더 친숙하고 편안하게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영어 읽기에서의 가장 큰 변화는 어휘력 등을 측정하기 위한 단문형 문제들이 사라지고, 읽기 지문이 길어진 것이다.

현대 생활에서 사용 빈도가 적은 단어들을 줄였다고는 하지만, 지문이 소설 ‘에단 프롬’, ‘모비딕’이나 존 로크의 정치사상서에서 발췌되는 식이어서 높은 수준의 단어들과 사고력을 요구하게 된다.

수학도 크게 다르지 않다.

‘마다가스카르에서 발견된 여성 대퇴골에 대한 인류학자들의 연구’로 시작되는 수학 문제를 읽은 한 학생은 “불필요한 단어들을 너무 많이 집어넣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불평을 터뜨렸다.

한 입시 관계자는 “새 SAT 수학의 50%는 읽기와 이해”라면서 “학생들은 모든 언어들을 헤집고 나와서 수학을 추출하는 방법을 익힐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새 SAT와 지능지수(IQ) 테스트의 상호 연관성은 옛 SAT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할 것으로 보이나, 이 입시 관계자는 “더 어려워진 읽기 시험 때문에 잘하는 학생이 더 잘하는 결과가 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입시 전문가는 새 SAT의 지문이 기존에 비해 평균 한 단계 높아진 것으로 측정하기도 했다.

혼란이 커지면서, 미국 동·서부 해안지대의 대학들보다는 주로 중서부 지역의 대학들이 받아들였던 ACT 시험으로 돌아서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다.

주로 히스패닉 학생들이 많은 고교에서 그런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ACT는 ‘함정’이 있는 문제가 적은 대신, 과학 시험이 포함되고 SAT에 비해 더 많은 문제에 시간은 더 적게 준다는 특징이 있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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