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욱 전농 광주전남연맹 의장
“한·중 FTA 타결은 2011년 발효된 한·미 FTA나 한·EU FTA와는 또 다른 상징성이 있다. 농산물 수입 조건은 한·미 FTA 등보다 유리하다지만 중국과의 거리 등을 고려할 때 주요 농산물의 심리적 관세장벽은 이미 무너진 거나 다름없다.”김재욱 전농 광주전남연맹 의장
김 의장은 “수입 개방에 따른 쌀농사 기반 붕괴는 다른 작목의 가격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며 “올해는 배를 제외한 단감, 토마토 등 일부 농산물은 아예 수확을 포기하거나 똥값을 면치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왜 그럴까. 그는 “FTA 등에 따른 수입 파고로 쌀농사가 바닥을 헤매면서 농민들이 쌀 대신 다른 작목으로 전환했고, 이는 과잉재배와 과잉생산으로 이어진 탓”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그래서 농민들이 ‘쌀농사 되살리기’에 모든 역량을 모으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농이 쌀값 안정화를 위해 마련한 ▲밥쌀용 쌀 수입 저지 ▲FTA-TPP 반대 ▲기초농산물 국가 수매제 쟁취 ▲농민 배신하는 정치인 총선 심판 등 4대 목표를 실현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 “정부가 올 1월 발효된 쌀 관세화 이후에도 2차례에 걸쳐 미국과 중국산 밥쌀용 쌀 3만t의 입찰을 강행했다”며 “세계무역기구(WTO) 일반 원칙 적용에 따라 밥쌀 수입 30% 수입 의무량이 사라졌는데도 이같이 수입 절차를 밟고 있는 것은 쌀 수출국의 비위를 맞추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정부가 국내로 유입된 저가 수입쌀(TRQ)을 시장에서 격리시키려면, 일본처럼 해외 원조나 사료용으로 사용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의장은 “지난해 기준으로 FTA를 체결한 50여개국으로부터 수입한 농축산물은 18조 7900억원으로 10년 새 170배나 증가했다”며 “미국과 일본이 주도하는 TPP에 가입하면 사실상 쌀 추가 개방이나 다름없는 만큼 이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2015-12-02 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