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화를 벗는 날까지 인정받아 행복하다”

올시즌을 끝으로 현역에서 은퇴한 ‘리틀 차붐’ 차두리(서울)가 이번 시즌 베스트11 수비수 부문에 선정되며 선수생활에 화려한 마침표를 찍었다.

차두리는 1일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2015 현대오일뱅크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 베스트11 수비수에 선정된 후 “축구화를 벗는 그날까지 인정받고 갈 수 있어 행복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2013년 해외 생활을 접고 서울에 입단하면서 국내 무대로 복귀한 차두리는 이번 시즌을 마지막으로 선수생활을 마감했다. 차두리는 이번 시즌 24경기에 출전해 2득점 2도움을 기록했을 뿐 아니라 주장 완장을 차고 팀을 이끌었다.

차두리는 수상소감에서 “특별히 감사한 분들이 있다”면서 자신에게 마지막까지 뛸 수 있는 기회를 준 소속팀의 최용수 감독과 국가대표팀 울리 슈틸리케 감독을 언급했다.

그는 “독수리 최용수 감독은 제가 진흙탕에서 뒹굴 때 손을 내밀고 은퇴할 수 있게 해주신 분이다”면서 “용수 형, 이제 편하게 봐요”라고 말해 좌중의 웃음을 끌어냈다.

이어 차두리는 슈틸리케 감독에게 직접 고마움을 전달하려는 듯 독일어로 “대표팀에 다시 뛸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면서 “대표팀에서 멋지게 은퇴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주셨다”고 말했다.

차두리는 또 올시즌 올스타전에서 선수들로부터 헹가래를 받는 장면이 찍힌 사진으로 사진기자들이 뽑은 베스트포토상을 받는 ‘보너스’도 누렸다.

차두리는 “이 상은 제가 잘해서 받은게 아니다”면서 “사진을 보면 제가 혼자 공중부양하는 것 같지만 수많은 후배들과 선배 (이)동국 형까지 밑에서 헹가래를 쳐줬다”고 영광을 돌렸다.

그는 “축구는 혼자하는게 아니라 11명의 선수와 스태프, 팬들까지 힘을 합쳐 하는 스포츠인 만큼 많은 의미가 있다”면서 “저를 헹가레쳐준 후배와 동국이 형에게 이 상이 돌아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