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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화 기축통화] 구매력 기준 GDP, 中 이미 美 넘었다

[위안화 기축통화] 구매력 기준 GDP, 中 이미 美 넘었다

입력 2015-12-01 02:19
업데이트 2015-12-01 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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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물경제에서 미국에 일부 앞선 중국이 위안화의 기축통화 편입을 계기로 금융부문에서도 미국을 따라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다.

중국은 2011년에는 글로벌 교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에서, 작년에는 구매력평가(PPP)기준 국내총생산(GDP)에서 각각 미국을 넘어서 실물경제 부문에서 세계 최대 경제대국으로 성큼성큼 나아가고 있다.

하지만, 금융부문의 경우 주식시장이 미국의 5분의 1, 채권시장은 미국의 8분의 1에 불과할 정도로 발달이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중국이 전체 경제규모 면에서 미국을 따라잡을 것으로 예상되는 2020년대에는 금융부문에서도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실물경제대국 中…교역비중·구매력평가 GDP 美 앞서

1일 국제통화기금(IMF)과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글로벌 교역시장에서 중국의 수출·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1년에 미국을 앞섰다.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중국이 처음으로 세계 1위 수출대국으로 올라선 것은 1조2천20억달러 어치를 수출한 2009년이다. 당시 글로벌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았던 미국은 1조570억 달러 어치를 수출해 3위로 떨어졌다.

구매력 평가 기준 국내총생산(GDP)은 2013년에는 미국(16조6천631억 달러)이 중국(16조5천850억 달러)을 소폭 앞섰지만, 작년에는 중국(18조881억 달러)이 미국(17조3천480억 달러)을 앞질렀다.

이같이 실물경제 부문에서 초고속 성장을 이룬 중국은 2025년에는 명목 GDP기준으로도 미국을 넘어 명실상부한 세계 최대경제대국으로 발돋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영국의 경제경영센터(CEBR)는 작년말 낸 보고서에서 중국의 GDP가 2025년 미국을 추월할 것으로 추정했다.

중국의 올해 명목 GDP는 11조2천119억 달러, 미국은 18조1천247억 달러이지만 2019년에는 중국(14조8천390억 달러)이 미국(22조90억 달러)을 맹렬히 추격해 2024년에는 중국(26조7천740억 달러), 미국(27조1천990억 달러)이 비슷해졌다가, 결국 중국이 1위로 올라설 것이라는 게 센터의 전망이다.

◇中 금융부문은 아직 초라한 수준…주식시장은 美의 5분의1, 채권시장은 8분의1

이같이 중국의 실물경제가 눈부시게 성장한 것과 대조적으로 중국의 금융부문은 초라하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작년말 현재 중국 본토 주식시장의 시가총액은 5조 달러로 세계 주식시장의 7.6%를 차지했다.

이는 일본(6.8%)보다는 크지만, 미국(37.5%)의 5분의 1, 유로존(17.0%)의 2분의 1에도 못 미친다.

중국의 본토 채권시장 시가총액은 4조7천억 달러로 세계 채권시장 시가총액의 5.4%에 그치고 있다.

이는 미국(41.3%)의 8분의1에 불과하며 유로존(22.9%), 일본(12.7%)을 모두 밑도는 규모다.

세계 교역과 실물경제는 중국과 신흥국이 부상하면서 다극 체제로 전환된 데 비해, 금융시스템은 아직 미국 중심의 단극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전 세계 하루 평균 외환거래 규모 5조3천억 달러 중 87%는 미국 달러화로 이뤄진다. 33%는 유로화다.

이런 상황에서 위안화의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 통화바스켓 편입은 위안화를 기축통화로 부상시켜 달러화 위주의 금융시스템을 다극화하고, 중국의 금융굴기를 위한 교두보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아울러 중국이 미국과는 독립적인 통화정책을 사용해 미국 통화정책에 대한 신흥국의 맹목적 의존도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신한금융투자 윤창용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금융이 실물경제를 따라가지 못해 기업들이 은행 등에서 빌린 과도한 부채에 시달리는데, 위안화의 기축통화 도약을 계기로 금융개혁이 가속화된다면 직접금융을 통한 자금조달이 훨씬 활기를 띨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우증권 허재환 이코노미스트는 “위안화의 SDR 편입은 중국 금융개혁을 위한 분명한 명분을 제공한다”면서 “이는 결국에는 중국의 금융시장 개방은 물론, 중국기업의 지배구조 개선, 원칙 중심의 금융시장 규제, 투명한 회계구조 등 진정한 금융개혁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허 이코노미스트는 “대부분 신흥국들은 실물경제나 교역규모에 비해 금융시장 규모가 미미해 미국 달러화와 연준 정책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데, 위안화의 기축통화 부상을 통해 미국 달러화에만 의존한 시스템에서 벗어나면 지금처럼 미국 통화정책 변화가 신흥국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서서히 축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中 세계 최대경제대국으로 부상하나

경제전문가들은 이르면 2020년대에 중국이 금융부문에서도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해 진정한 세계 최대 경제대국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위안화가 신흥국을 중심으로 세계 곳곳에서 결제통화로 자리 잡아 미 달러화 중심의 금융시스템이 다극화되고, 중국의 금융시장 개방과 금융개혁이 가속화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신한금융투자 윤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금융부문이 워낙 거대해 중국이 쉽게 넘어설 수 없겠지만, 어깨를 나란히 하는 70∼80% 수준으로는 2020년대에도 올라설 수 있다”면서 “중국의 행보는 예상보다 항상 빠르다”라고 말했다.

대우증권 허 이코노미스트는 “금융부문이 성장하려면 실물부문과 다르게 투명성과 신뢰가 있어야 한다”면서 “위안화의 SDR 통화바스켓 편입을 계기로 이에 대한 노력을 가속화하면 20년가량 후에는 중국이 금융부문에서도 미국을 넘어설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위안화가 기축통화로 자리매김하려면 위안화 결제비중이 늘어야 하는데, 이미 러시아와 중국은 서로 위안화로 결제를 하고 있고, 전세계 거래의 3분의1을 차지하는 상품시장에서 위안화 결제가 확대된다면 가능성은 있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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