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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비 브라이언트 詩와 편지로 은퇴 심경 알리다

코비 브라이언트 詩와 편지로 은퇴 심경 알리다

임병선 기자
입력 2015-11-30 17:35
업데이트 2015-11-30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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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프로농구(NBA) 사상 최초로 유일하게 20시즌을 한 구단에서만 뛰며 LA레이커스를 다섯 차례나 챔피언에 올려놓았던 코비 브라이언트(37)가 올 시즌을 끝으로 코트를 떠난다고 밝혔다.

코비는 3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스테이플스 센터로 불러들인 인디애나 페이서스와의 정규리그 홈 경기를 갖기 몇 시간 전 전·현직 NBA 선수들의 블로그인 ‘더 플레이어스 트리뷴’에 은퇴 결심의 변을 시 형태로 올려 눈길을 끌었다.

 

 ‘안녕 농구’란 제목의 일인칭 편지 형식의 시는 다음과 같다.

 여섯살 소년에게 레이커스가 되겠다는 꿈을 안겼네/

 그리고 난 늘 그 꿈을 사랑하게 될 것이라네/

 하지만 훨씬 더 오래 집착적으로 사랑할 수는 없는 일/

 올 시즌이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내놓을 수 있는 마지막/

 내 가슴은 방망이질 하듯 요동치고 있지만/

 내 마음은 단조로운 일(훈련)도 해낼 만하지만/

 하지만 내 몸은 이제 작별할 때가 왔다는 걸 안다네/

 그리고 만사 OK, 난 모든 걸 놓아줄 준비가 됐다네/

 남은 시간을 즐기도록 너에게도 (은퇴를) 알리고 싶었어

그는 또 이날 입장하는 관중들에게 사랑과 감사의 뜻이 담뿍 담긴 편지를 인쇄해 나눠주는 애틋함을 표시했다. “여러분이 제게 해준 일은 제가 여러분을 위해 한 것보다 훨씬 많았다”고 적은 그는 “게임 하나하나 플레이 하나하나를 할 때마다 난 ‘퍼플 앤드 골드(purple and gold·레이커스의 유니폼)’를 입었다. 오늘도 올 시즌의 남은 경기에서도 영예롭게 플레이할 것이다. 이 도시와 이 팀과 결코 변하지 않을 여러분 모두를 사랑한다. 이 경이로운 여정에 함께 해준 데 대해 감사드린다’고 적었다.

브라이언트가 공식적으로 은퇴 뜻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996년 레이커스에 입단한 브라이언트는 20년 동안 코트를 누비며 미국의 두 차례 올림픽 제패(2008년 베이징과 2012년 런던), 레이커스의 NBA 다섯 차례 우승(2000, 2001, 2002, 2009, 2010년)을 이끌었고 NBA 올스타에만 17번 선정됐다.

또 2006년 1월 22일 토론토를 상대로 한 경기 81점을 몰아 넣어 윌트 체임벌린(100득점)에 이어 두 번째 기록을 남긴 것을 포함해 통산 3만 2000점 이상 몰아넣는 등 ‘득점기계’라는 별명을 얻으며 마이클 조던 이후 NBA를 호령해왔다. 그의 통산 득점은 카림 압둘 자바(3만 8387점), 칼 말론(3만 6928점)에 이어 NBA 세 번째 득점자로 기록돼 있다.

2년 동안 2500만달러를 받는 계약의 마지막 해를 보내고 있는 브라이언트는 이번 시즌 NBA 최고액 연봉을 자랑하지만 2013~14시즌 아킬레스건 부상 등으로 6경기밖에 뛰지 못했고 2014~15시즌에도 어깨 부상 때문에 정규리그 82경기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35경기 출전에 그쳤다. 이번 시즌 경기당 평균 15.7 득점에 야투 성공률 31.5%에 그쳤던 브라이언트는 이날 경기에서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초반 슈팅 6개를 모두 놓치는 등 전반 15개의 슈팅 중 2개만 성공하는 데 그쳤다. 그나마 4쿼터에 들어간 3점슛 2개로 체면치레를 하며 13득점 4리바운드를 기록했다. 팀은 103-107로 지며 6연패로 주저앉았다.

브라이언트는 고교 졸업 후 1996년 신인드래프트 전체 13순위로 샬럿 호네츠의 지명을 받았지만 곧바로 레이커스로 트레이드됐다. 루키 시절 올스타 덩크왕과 이듬해 올스타에 뽑히면서 일찍이 스타덤에 올랐다.

이제 관심은 그가 내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 나설 미국 대표팀 로스터(12명)에 이름을 올려놓을 수 있을지에 쏠리고 있다고 미국 ESPN이 지적했다. 제리 코안젤로 미국농구협회장은 브라이언트의 은퇴 발표가 리우올림픽 대표팀에서의 그의 입지에 대해 어떤 것도 암시하고 있지 않다며 “우리는 모든 선수들을 시즌 전체에 걸쳐 지켜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브라이언트도 이달 초 AP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자신이 세 번째 올림픽 금메달에 도전할 수 있게 된다면 재미있는 일이 될 것이라며 들뜬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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