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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 여론조사서, 미국민 49% “인종 차별이 큰 문제”

CNN 여론조사서, 미국민 49% “인종 차별이 큰 문제”

입력 2015-11-26 05:45
업데이트 2015-11-26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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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반에 육박하는 미국민이 요즘 미국 사회의 큰 문제로 인종 차별을 꼽았다.

미국 CNN 방송이 보건 정책 연구 기관인 카이저 가족 재단과 공동으로 진행해 25일(현지시간) 발표한 여론 조사 내용을 보면, ‘요즘 우리 사회에서 인종 차별이 얼마나 큰 문제인가’라는 물음에 대해 응답자의 49%가 인종 차별을 큰 문제(a big problem)라고 봤다.

다소 문제(somewhat of a problem)라고 답한 층이 33%로 나타났고, 사소한 문제라고 답한 이는 9%였다. 전혀 문제가 아니다(7%)라는 답과 잘 모르거나 답변을 거부한 이(2%)는 10% 미만이었다.

CNN 방송과 카이저 가족 재단은 8월 25일부터 10월 3일 사이 전국의 18세 이상 성인 1천951명을 대상으로 유·무선 전화 설문 조사를 했다. 표본오차는 ±3%포인트다.

응답자 중 백인이 772명, 흑인이 501명, 히스패닉(스페인 어를 쓰는 중남미 출신)이 500명을 차지했다. 아시아계는 주요 표본 대상에 없었다.

인종 차별이 큰 문제라는 응답률은 4년 전 조사(28%)는 물론 20년 전인 1995년의 조사(41%) 때보다 높아 미국민이 느끼는 심각성을 반영했다.

인종별로 흑인(66%)과 히스패닉(64%)의 ⅔에 가까운 인원이 인종 차별을 큰 문제라고 본 데 반해 똑같은 답을 한 백인은 43%에 머물렀다.

CNN 방송은 1995년 조사에서 인종 차별을 큰 문제라고 본 히스패닉이 절반을 밑돈 점에 비춰보면 이들이 느끼는 차별 인식이 급증했다고 평했다.

인종 차별을 큰 문제로 여기는 흑인은 1995년 68%로 최고를 기록했다가 2011년 50%로 감소한 뒤 다시 상승 추세에 있다.

인종 차별이 주요 이슈가 된 이유에 대해 대다수 응답자는 TV의 집중 보도와 사회관계망서비스 등 뉴 미디어의 등장을 들었다.

작년부터 끊임없이 발생하는 백인 경관에 의한 흑인의 사망 사건을 언론이 대대적으로 보도하면서 자연스럽게 관심을 두게 됐다는 설명이다.

미국 미시간 주에 사는 48세 백인 여성 데보라 오스트는 공권력에 쓰러진 흑인의 연쇄 사망 사건 보도를 접하고 그간 알던 것과 전혀 다른 경찰의 얘기를 접했다고 했다.

경찰로 재직한 아버지와 삼촌을 둔 그는 비무장 흑인을 살해한 백인 경관들에게 모든 책임을 묻고 처벌해야 한다며 피해자가 백인이었다면 경찰이 그렇게 무차별로 총기를 사용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83세 백인 남성인 짐 브루머는 언론이 얘기를 잔뜩 부풀려 나쁜 경찰과 나쁜 백인만을 얘기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미주리 주 퍼거슨에서 비무장 흑인 청년 마이클 브라운을 총으로 사살한 백인 대런 윌슨 경관이 보호 차원에서 적법하게 행동했다고 그를 감쌌다.

듀크대 사회학과 교수인 에두아르도 보니야 실바는 최근의 현상을 ‘새로운 인종 차별’이라고 규정했다.

흑인 민권 운동의 결과로 인종 차별이 사라졌다는 신화가 팽배했지만, 남아 있는 차별은 더욱 은밀한 형태로 지속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휴대전화와 소셜 미디어 덕분에 과거에 잘 알려지지 않던 흑인을 겨냥한 경찰의 공권력 남용 실태가 더 빠르게 전파돼 시선을 끈다고 덧붙였다.

미디어 영향으로 흑인에 대한 경찰의 폭력에 둔감하던 백인도 서서히 실태를 알아가고, 대학에서도 인종 차별이 반복되면서 썩은 사과(인종차별을 일삼는 특정인)만 문제가 아니라 사과나무(미국 사회)가 문제라는 식으로 인식의 지평이 넓어진 것도 인종 차별을 크게 보는 경향에 영향을 미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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