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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현대·롯데 줄줄이 매각설… 뒤숭숭한 카드업계

삼성·현대·롯데 줄줄이 매각설… 뒤숭숭한 카드업계

이유미 기자
입력 2015-11-25 23:16
업데이트 2015-11-26 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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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업체들 “극구 부인” “검토”

세밑 카드업계가 뒤숭숭하다. 삼성·현대·롯데카드 등이 줄줄이 매각설에 휩쓸려서다. 전 업계 카드사 8곳 중 절반은 인수합병(M&A) 한복판에 놓여 있는 셈이다. 해당 업체들의 반응은 ‘극구 부인’부터 ‘검토(초기) 단계’ 등 제각각이다. 하지만 ‘아니 땐 굴뚝’이란 시각도 적지 않다. 내년부터 수수료 수익이 크게 줄어들고 업계 경쟁은 더 가열되는 상황이라 카드업으로 더이상 ‘재미’ 보기 어렵다는 인식이 매각설에 불을 붙이고 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태영 현대카드·캐피탈 부회장은 지난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런 글을 남겼다.

“급한 일(매각)이 아니라서 올해는 아무것도 한 일이 없고 기초자료 하나 만든 적이 없는데 추측은 진도가 무척 빠르고 엉뚱하다. 국내 기업 두 곳과 투자 논의를 한다는 신기한 기사가 돌더니 기정사실화되고 이제는 심지어 매각이 난항에 부딪혔다는 기사까지”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지난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지난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
최근 일각에서 현대차그룹이 GE가 갖고 있는 현대카드 지분(43%)을 신세계그룹, 일본계 제이트러스트그룹 등에 파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는 ‘설’에 드러내놓고 불만을 드러낸 것이다. 정 부회장이 항간에 난무하는 매각설과 관련해 입장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이런 ‘발끈’에도 현대카드 매각은 ‘사실’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카드 GE 지분을 마저 떠안는 게 득(得)일지를 따져 보고 있는 중이다. GE의 현대캐피탈(43.3%) 지분은 떠안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캐피탈은 자동차금융을 위해 현대차 입장에서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사업영역이지만 카드는 꼭 그렇지만은 않다”면서 “자동차를 팔 때 현대카드를 끼고 있는 게 유리하긴 하지만 수천억원을 쏟아부을 가치가 있는지는 따져 볼 문제”라고 지적했다.

삼성카드도 매각설로 홍역을 치렀다.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은 “소설 같은 이야기”라며 일축했지만 삼성그룹 전체 사업 재편과 맞물리며 매각설이 꾸준히 나돌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카드와 그룹 계열사의 시너지가 약하고 그룹에선 오히려 카드업 때문에 평판 리스크에 계속 노출되고 있다고 보는 것 같다”며 “이미지를 중시하는 삼성그룹에서 연간 2000억~3000억원 순익을 벌겠다고 카드사업을 계속 유지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내다봤다. 그룹 고위 관계자가 “카드업은 이자 장사만 하는 곳이 아니냐”고 했던 발언 역시 매각설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인수 대상자로 거론되는 NH농협금융 측은 “(카드사) 분사도 안 됐는데 무슨 인수…”라며 일단 부정적이다.

롯데카드도 최근 롯데그룹이 지주사 전환을 추진하면서 금융계열사를 매각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일반 지주회사는 금산분리 원칙이 적용돼 금융 계열사를 소유할 수 없다. 롯데카드 측은 “검토해 본 적도 없다”며 펄쩍 뛴다. 유통(백화점, 마트, 온라인 쇼핑몰)과 호텔 사업 지원을 위해 카드사업이 필수적이라는 반박이다.

매각설 진위를 떠나 카드업계 재편이 불가피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시장이 이미 포화상태라 체크카드 위주로 성장 기회를 모색해야 하는데 기업계 카드사들은 한계가 있다”며 “앞으로 카드 시장은 은행계 카드사들이 주도하게 될 것이고 (기업계 카드사) 매각설도 이런 분위기 속에서 흘러나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2015-11-26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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