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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만 대도 ‘쑥’…아파트 환기용 채광시설, 안전 무방비

손만 대도 ‘쑥’…아파트 환기용 채광시설, 안전 무방비

입력 2015-10-13 19:40
업데이트 2015-10-13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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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후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지상으로 연결된 환기용 채광시설 지붕에서 전날 9살 짜리 남자 어린이가 추락해 숨진 경기 안양시 B아파트에는 불안을 호소하는 주민 수십명이 현장 주변에 모여 있었다.

한 아파트 주민은 “어떤 아이가 달려와 ‘친구가 떨어졌어요. 도와주세요’라고 했다”며 “아이가 언덕 위쪽에서 놀이터 쪽으로 내려오다 채광시설 지붕위로 넘어진 것으로 들었다”고 말했다.

사고가 난 곳은 이 아파트 내 한 놀이터 옆 환기용 탑라이트(채광시설) 구조물로, 가로 8m, 세로 2m, 아치형 지붕 포함 높이 2m 규모다.

아파트 출입구쪽에서 보면 아이들이 올라가기 어려운 구조여서 사고 위험은 없어보이지만, 아파트 동이 계단형으로 조성돼 있다보니 뒤쪽편에 경사진 언덕 위로 자연스럽게 조성된 좁은 길에서 보면 한발만 내밀어도 아치형 지붕에 발을 얹을 수 있을 만큼 구조물의 높이가 낮다.

이 때문에 A(9)군은 전날 언덕 위쪽 길에서 놀이터쪽으로 가다가 아치형 지붕으로 넘어지면서 10여m 아래 지하주차장으로 추락해 변을 당했다.

플라스틱 재질의 렉산(폴리카보네이트·폭 60cm) 수십개가 창살에 엮여 있는 구조인 아치형 지붕은 접합부위가 노후화하면서 접착력이 떨어져 A군이 넘어졌을 때 접합부위가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손으로 눌러도 ‘쑥’하고 들어갈 정도로 강도가 약해 자칫 비슷한 사고가 재차 발생할 여지도 있어 보였다.

그런데도 아치형 지붕 근처에는 접근금지 등의 안전표시는 찾아볼 수 없었다.

이 아파트에는 똑같은 형태의 환기용 탑라이트가 여러군데 설치돼 있다.

사고 이후 아파트 관리사무소 측은 아파트 내 환기용 채광 시설 지붕에 실리콘을 바르는 등 보수작업에 나섰지만, 주민들의 불안은 여전하다.

한 주민은 “사고가 날 줄 꿈에도 몰랐던 시설에서 끔찍한 사고가 나서 불안하다”며 “아파트 측에서 대책을 마련해줬으면 한다”고 토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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