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주포 김현수 포스트 시즌 각오
“해결사 몫을 해내겠다.”넥센을 제치고 극적으로 KBO리그 준플레이오프(준PO) 직행 티켓을 쥔 두산의 김현수(27)가 ‘가을 야구’ 부진을 씻고 주포임을 입증하겠다는 의욕을 불태우고 있다.
김현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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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의 한 방이 없었다면 두산은 4위로 밀려 5위 SK와 벼랑 끝에서 피 말리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치러야 했을 터다. 게다가 준PO 1차전(10일·잠실) 때까지 5일간 꿀맛 휴식과 함께 지칠 대로 지친 마운드 등 팀 전열을 정비할 충분한 시간을 벌어 PO 진출 기대를 부풀렸다.
정교한 방망이로 3번 타순에 줄곧 섰던 김현수는 올 시즌 ‘해결사’인 4번 타자로 변신했다. 출장한 141경기에서 4번 타자로 61경기(3번 타자 80경기)에 나섰다. 기대를 모았던 외국인 타자 루츠가 초반 부진으로 빠진 데다 대체 용병 로메로 역시 몸값을 해내지 못하고 있다. 그러면서 김현수가 4번 자리에서 타선을 이끌었다.
김현수는 4번 타자의 부담을 떨치고 결국 최고 시즌을 만들었다. 타율 .326(10위)에 28홈런(공동 7위) 121타점(6위)으로 맹활약했다. 홈런과 타점은 자신의 한 시즌 최다였고 타점은 구단 처음으로 120개를 넘어섰다.
김현수는 그동안 포스트시즌에서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정규시즌 여세를 몰아 아쉬움을 달랜다는 각오다. 그는 “지금까지 가을에 부진해 이번에도 팀의 ‘키 플레이어’로 이름을 올릴 것 같다. 차분하게 준비해 팀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김현수는 시즌 종료 뒤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린다. 프랜차이즈 스타여서 두산에 남을 가능성이 높지만 다른 팀 유니폼을 입거나 해외 진출이 성사될 수도 있다. 이번 가을 야구는 자존심을 회복하고 존재감까지 한껏 과시해야 하는 중요한 무대가 되고 있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2015-10-08 26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