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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일본·뛰는 중국…노벨상 앞에 초라한 한국

나는 일본·뛰는 중국…노벨상 앞에 초라한 한국

입력 2015-10-06 22:24
업데이트 2015-10-06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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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과학분야 21번째 수상자 배출·중국 첫 자국민 수상 영예짧은 연구역사·성과위주 투자가 수상 실패 요인전문가들 “연구비 꾸준히 지원해 연구환경 조성해야” 한목소리

일본과 중국이 올해 의·과학분야에서 노벨상 수상자를 연달아 배출하면서 과학 강국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지만 그 목록에 한국은 없었다.

노벨상에 관한 한 한국·중국·일본 3국 중에서 유독 한국만 힘이 빠진 모습이다.

◇ 나는 일본·뛰는 중국…기는 한국

6일 발표된 노벨물리학상 공동 수상자로 중성미자 진동실험을 통해 중성미자 질량이 있다는 사실을 밝혀낸 일본인 과학자인 가지타 다카아키(梶田隆章·56)가 선정됐다.

전날 생리의학상을 받은 오무라 사토시(大村智·80) 기타사토대 특별영예교수에 이어 일본은 노벨상 무대에서 이틀연속 ‘홈런’을 쳤다.

물리학상만 놓고 보면 일본은 ‘2연패’라는 쾌거를 거뒀다.

가지타 교수에 앞서 아마노 히로시(天野浩) 나고야대(名古屋大) 교수 등 3명은 ‘청색 LED’ 개발로 지난해 노벨물리학상을 받은 바 있다.

2년 연속 노벨물리학상을 거머쥔 일본은 역대 노벨상에서 물리학 11명, 화학 7명, 생리의학 3명 등 과학분야에서만 21명의 수상자를 배출하는 등 총 24명이 노벨상 수상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과학 강국의 면모가 정점에 이른 모습이다.

뒤늦게 노벨상 대열에 합류한 중국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투유유(屠<口+幼><口+幼>·85·여) 중국전통의학연구원 교수가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 공동 수상하며 중국 국적자로는 과학분야 첫 노벨상 수상자로 기록됐다.

중국을 떠난 화교 출신의 과학자가 과학분야 노벨상을 8차례 차지한 바 있지만 자국민인 85세의 노장학자가 생리의학상을 거머쥐며 중국은 축제 분위기에 빠졌다.

이에 비해 한국은 성적표라고 내밀 만한 게 없는 상황.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바 있지만 의·과학분야에서는 수상자가 전무한데다 유력 후보군으로 이름을 올린 경우도 없다.

연구개발 혁신, 기초과학 집중 투자 등 역대 정부에서 거창한 목표를 내걸었던 것에 비하면 노벨상에서는 이렇다할 결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 유독 노벨상 앞에 초라한 한국…왜

기초과학 전문가들은 한국이 노벨상 시즌마다 유독 작아지는 이유로 다른 나라에 비해 짧은 기초연구 역사와 성과 위주의 과학기술 투자 정책 등을 꼽고 있다.

정현식 서강대 물리학과 교수는 “일본은 사실 근대과학의 역사가 1800년대 중반인 메이저 유신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반면 한국은 빨라봐야 해방 이후에야 과학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양국 간 수십년의 시차가 있다”고 진단했다.

정부가 과학기술 정책에 관심을 갖고 적극적인 투자에 나선 것은 1990년대로 100년 넘게 기초과학 연구를 수행해온 과학 선진국과 격차가 날 수밖에 없다는 것.

정 교수는 “일본은 과학의 저력이 쌓여서 노벨상을 받게 된 것으로 우리도 노벨상을 탈 만한 사람이 적어도 100명 정도는 돼야 나올 수 있을 것”이라며 “기초연구같은 경우는 장기적이고 안정적으로 투자를 해야한다”고 주문했다.

박승범 서울대 화학부 교수도 한국이 과학분야에서 노벨상을 타기를 기대하는 상황을 오히려 ‘이상한 일’이라고 언급하며 “우리는 경제부흥을 위해 과학기술에 투자했지 (노벨상을 위한) 과학지식 증진에 투자한 적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학계 전문가들은 노벨상 수상에 한발짝 다가가기 이해서는 국가가 중장기적 관점을 갖고 연구자가 연구에만 매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김창영 서울대 물리학과 교수는 “우리는 연구과제 계획서에 ‘경제’에 도움이 되는지를 쓰도록 해 연구비를 받으려면 정말 무엇이라도 써야 한다”면서 “(이런 배경 속에) 일본과 한국을 비교해보면 순수 연구자수의 차이는 정말 크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적은 연구비라도 꾸준히 지원해줘서 연구를 계속할 수 있도록 해 줘야 하는데 그렇게 되지 않는 게 현실”이라며 “노벨상 수상이 조만간은 어렵다고 보지만 연구에 스스로 동기부여가 있는 젊은 과학자들이 있고 이런 분들이 많이 쌓이게 되면 수상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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