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열린세상] 두려워 말고 도전하라/이용걸 세명대 총장

[열린세상] 두려워 말고 도전하라/이용걸 세명대 총장

입력 2015-09-17 18:18
업데이트 2015-09-17 20:01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이용걸 세명대 총장
이용걸 세명대 총장
중국 주식시장의 급락에 따라 세계 주요국가의 주식시장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2008년 리먼 브러더스 사태로 촉발된 세계 금융위기로 인해 어려움을 겪은 세계 각국은 또다시 중국의 경제위기 확산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세계경제의 불안한 흐름 속에 우리 경제 전망은 악화되고 있다. 경제성장률이 올해뿐만 아니라 내년에도 2~3%대에 머물 전망이다. 수출 주력품목의 국제경쟁력이 약화되는 등 전반적인 경제 활력도 떨어진다. 일본의 20년 전 모습과 유사하다는 분석도 있다. 무역의존도가 낮고 내수시장이 큰 일본과 다른 우리 경제가 이를 어떻게 극복할지 걱정된다.

그동안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기업가들이 새로운 기업을 만들고 근로자들과 합심해서 노력한 결과 높은 세계시장의 장벽을 넘고 오늘날의 경제성장을 가져왔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우리 경제에 이러한 모험적인 기업가 정신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기업가 중에는 빨리 공장 문을 닫고 빌딩을 구입하여 편안한 노후를 보내야겠다고 생각을 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청년들의 도전정신도 약화되는 것 같다. 공무원시험 경쟁률은 100대1이 넘고 대기업 및 공기업 입사시험에도 우리 청년들이 구름처럼 몰려든다.

경제 활력을 되찾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얻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기업가 정신을 회복하는 것이다. 모든 경제활동의 중심에는 기업이 있다.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 우리 사회에 벤처 열풍이 분 적이 있다. 그 당시에는 너도나도 창업을 하고 벤처사업에 투자했다. 부작용도 많았다. 벤처기업에 해당하지 않는 기업이 벤처기업으로 둔갑해 금융지원을 받은 후 얼마 지나지 않고 파산하는 등 국가재원이 낭비된 적도 있었다. 그러나 벤처기업은 많은 청년에게 희망과 기회의 창을 열어 주었다. 공무원이나 대기업에 입사하지 않더라도 사회에서 자신의 역할을 인정받을 수 있었고 청년고용에도 긍정적 효과가 있었다.

벤처 열풍이 지나간 후 정책추진 과정의 오류 및 실패에 대한 혹독한 사회적 비판이 뒤따랐다. 금융기관들은 움츠리고 청년들도 안정적 직업을 선호하는 분위기로 바뀌었다. 그러나 활력이 넘치고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위해서는 수많은 벤처기업이 생겨나고 경쟁을 통해 중견기업, 대기업,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해 나가는 건강한 기업 생태계가 형성되어야 한다. 또한 점점 어려워지는 청년 일자리 문제도 대기업 고용 확대로만 해결하기 어렵다.

제조업 중심의 대기업을 통한 고용 확대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고 중소기업은 청년들의 눈높이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청년들이 벤처창업에 더 수월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자금 및 공간제공을 확대하고 관련 절차를 대폭 간소화해야 한다.

원래 기업의 성공 확률은 높지 않다. 특히 벤처기업은 더욱 그렇다. 벤처기업이 실패할 경우 개인적으로는 좌절감과 상실감이 매우 클 것이지만 이를 통해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우리 사회가 실패의 아픔과 비용을 적극적으로 나누어야 한다. 얼마 전 필자가 근무하는 대학에 일본어학과 학생들과 점심을 하면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학생들의 표정은 그날따라 밝아 보였고 자신감에 차 있었다.

이유인즉 2015년 한·일 학술문화 및 청소년교류 사업 대학생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전국에서 선발된 65명 중 우리 대학 학생이 13명이나 선발되었기 때문이다. 그동안은 한번도 참여하지 않았던 우리 학생들이 이번 참가로 뭔가 이루어 냈다는 소박한 벤처정신이 깃들어 있었다. 학생들이 그동안 참여해보지 않은 이유는 너무도 간단했다. ‘내가 신청해서 떨어지면 어쩌지’ 하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할 수 있는 용기를 북돋워주고 실패한 경우에도 격려하고 다시 일어설 기회를 준다면 그들이 가지는 꿈과 희망도 커질 것으로 생각한다.

실패한 벤처기업가가 다시 금융지원을 신청할 경우 건전한 실패 경험을 우대하는 방법은 없을까. 도전정신에 대한 칭찬과 격려로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사회 분위기를 만들어 우리 경제가 다시 한번 지속적인 성장 궤도로 진입하기를 기대한다.

2015-09-18 30면

많이 본 뉴스

의료공백 해법, 지금 선택은?
심각한 의료공백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의대 증원을 강행하는 정부와 정책 백지화를 요구하는 의료계가 ‘강대강’으로 맞서고 있습니다. 현 시점에서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사회적 협의체를 만들어 대화를 시작한다
의대 정원 증원을 유예하고 대화한다
정부가 전공의 처벌 절차부터 중단한다
의료계가 사직을 유예하고 대화에 나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