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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3만원짜리 목함지뢰 이어 소형무인기에 ‘속수무책’

軍, 3만원짜리 목함지뢰 이어 소형무인기에 ‘속수무책’

입력 2015-09-02 15:57
업데이트 2015-09-02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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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무인기 사흘동안 MDL 수차례 넘었으나 격추 못해

우리 군이 3만원 상당의 북한의 목함지뢰 사건에 이어 소형 무인기가 군사분계선(MDL)을 제집처럼 드나들었는데도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군은 남북 고위당국자 접촉이 있던 지난달 22일부터 24일까지 수차례에 걸쳐 중동부전선의 비무장지대(DMZ)의 MDL을 넘어온 북한의 무인정찰기를 레이더로 포착했다.

이 무인기는 긴급 출격한 헬기와 전투기 조종사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았다. 이 때문에 군은 ‘미상항적’이라고 2일 설명했다. 하지만 DMZ 같은 지역에서 저고도, 저속으로 일정하게 비행한 것으로 미뤄 전형적인 무인항공기의 특성을 보이고 있다.

레이더에 새떼로 포착될 수도 있지만 새떼는 비행 속도가 일정하지 않고 급속히 방향을 전환하는 등의 특성을 보여 새떼는 아닌 것으로 군은 판단하고 있다.

이런 판단에 따라 ‘적성선포’를 하고 공군 KF-16, F-15K 전투기와 코브라(AH-1S) 헬기를 긴급 출동시켰다. 적성선포가 되면 직접 타격할 수 있게 된다.

전투기와 헬기는 DMZ에서 남쪽으로 9㎞ 지역에 설정된 비행금지선 이북까지 날아가 이 무인기를 찾으려고 했지만 조종사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았다. 육안 식별이 안 됐기 때문에 기총도 발사할 수 없었다고 군은 설명했다.

사흘동안 하루에 1~2번씩 같은 지역에서 MDL을 침범했지만 결국 육안 관측을 못해 사격을 못했다는 것이다. 북한의 소형 무인기가 스텔스형도 아니고 같은 지역에서 일정하게 비행했는데도 조종사들의 눈에 띄지 않았다는 군의 설명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군 관계자는 “당시 1.5~1.8㎞ 상공에 구름이 끼어 있어서 육안 식별이 어려웠다”면서 “육안으로 식별되지 않아 사격도 못 했지만 눈으로 확인했다면 쏘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전투기 2대와 헬기 1대가 대응 출격해서 무인기를 찾느라 허둥댔지만 실패했고 북한 무인기는 유유히 MDL을 넘어 북쪽으로 사라졌다. 이 무인기는 우리 군을 몇 차례 흔들어 놓고 24일 이후에는 레이더에 더는 탐지되지 않고 있다.

군이 북한의 소형 무인기에 당한 것은 이번만이 아니다.

지난해 3월 24일 파주 봉일천 인근에서, 같은 달 31일에는 백령면 사곶동 인근에서 북한 무인기가 발견됐다. 삼척 하장면 인근에서도 북한 무인기를 찾아냈다. 이들 무인기는 분석 결과 개성, 해주, 평강지역에서 각각 발진한 것으로 드러났다.

파주에서 발견된 무인기는 서울 상공을 비행하면서 7∼9초 간격으로 청와대 등 주요 지역을 촬영했다.

이들 무인기 발견 이후 국방부는 탐지·식별·타격체계를 최단 시간 내에 발전시키기로 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10대 미만의 이스라엘제 저고도레이더를 작년에 긴급 도입하기로 했다. 현재 육군이 운용하는 저고도레이더 TPS-830K로는 북한의 소형 무인기를 탐지할 수 없어 이스라엘 라다의 RPS-42 등을 구매해 청와대 등 국가 중요시설과 서부전선의 주요 축선에 배치하겠다는 구상이었다.

또 전방경계 강화를 위해 차기 열상감시장비(TOD)와 다기능관측경 등의 감시장비도 보강하기로 했다. 차기 TOD의 고도를 조정해 소형 무인기를 탐지하는 방안도 고려됐다.

군 당국은 이번 중동부전선 무인기 MDL 침범 사건에 대해서도 차기국지방공레이더를 조기에 전력화해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차기국지방공레이더는 비행체의 거리와 방향만을 탐지하는 현용 2차원 방식을 벗어나 비행체의 고도까지 탐지해내는 3차원 레이더이다. 올해까지 개발해 육군부대에 배치될 예정이다.

북한은 저비용 전력으로 끊임없이 도발을 해오고 우리 군은 천문학적인 예산으로 막는 현상이 되풀이되고 있다.

한편 북한 무인기 출현과 이에 대한 군의 조치가 나온 전술체계망 화면 사진이 지난달 23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유출되기도 했다.

당시 유출된 군의 전술체계망(ATCIS) 화면에는 지난달 22일자로 강원도에서 북한군 저속기가 출현해 우리 군이 대공경계태세인 ‘고슴도치’를 발령했다는 등의 내용이 들어 있었다.

이번 무인기 MDL 침범에 따른 우리 군의 대응 조치의 하나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이 사진을 유출한 해병대 소속 A 중위를 조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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