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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열차’ 하루만에 중단…부다페스역은 난민 노숙촌

‘난민열차’ 하루만에 중단…부다페스역은 난민 노숙촌

입력 2015-09-02 10:38
업데이트 2015-09-02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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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 묶인 난민 2500여 명, 역광장에 텐트치고 노숙

“어제는 기차표만 있으면 서유럽으로 갈 수 있었는데 오늘은 다시 경찰이 막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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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다페스트 광장에 짐 푼 난민들
부다페스트 광장에 짐 푼 난민들 24일 헝가리 진입에 성공한 중동·아프리카 출신 난민들이 부다페스트 동역 광장을 차지하고 여독을 풀고 있다. 밤새 1000여명의 난민이 세르비아에서 유럽연합(EU) 국가인 헝가리로 유입했고, 세르비아에서는 7000여명이 헝가리행을 준비하고 있다. 전날 마케도니아가 그리스와 접한 남부 국경을 열면서 난민 이동이 다시 시작됐다.
부다페스트 AFP 연합뉴스
헝가리 정부의 방조로 암묵적으로 운행되던 ‘난민열차’가 하루만에 중단되면서 발이 묶인 난민들이 ‘메르켈’, ‘독일’ 등의 슬로건을 외치며 부다페스트 켈레티 역에서 밤새 항의시위를 벌였다.

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AP통신 등에 따르면 열차 운행 재개를 기다리는 난민들이 켈레티 역에서 시위를 하고 텐트를 세우면서 역이 난민촌으로 변했다고 전했다.

앞서 헝가리 정부는 지난달 31일부터 난민들이 망명 신청 절차를 거치지 않고 열차를 타도록 해 사실상 서유럽행을 방조했고, 그 결과 하루 동안 난민 3천650명이 난민열차에 탑승했다.

하지만 헝가리 정부는 1일 새벽 서유럽으로 향하는 열차의 운행을 중단하겠다고 공지하고 역사를 잠정 폐쇄했다가 수 시간 뒤 비자와 신분증이 있는 사람들만 열차를 탈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에 비자가 없는 난민들은 발이 묶였다.

역사 밖에서 진행된 시위에서 난민 150여 명은 밤새 경찰과 대치하며 “자유”와 “독일”을 외쳤고 열차 탑승을 허용해줄 것을 요구했다.

24세의 익명을 요구한 한 시리아 난민은 “경찰은 어제 열차를 타고 서유럽으로 갈 수 있다고 말지만 지금은 독일 비자가 없으면 못 간다고 막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자원봉사를 나온 이집트계 헝가리인 바바 무제는 “열차를 못 타게 한다고 해서 어떤 것도 해결되는 것은 없다”고 정부에 불만을 표출했다.

봉사자들은 역 광장 인근에서 2500여 명의 난민이 텐트를 세우고 노숙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난민들을 태운 열차 운행이 중단되면서 역사 주변에는 난민들을 태우기 위한 밀입국 브로커의 차량 수백 대가 대기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정작 헝가리인들은 켈레티 역 이용을 기피하면서 경찰의 난민 통제 이후 빈으로 향하는 열차는 한산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독일 남부 바이에른주 뮌헨 역사의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독일 당국은 중앙 기차역을 통제해 난민들을 신속하게 시내 난민접수처로 수송했고 많은 독일 시민이 나와 생수, 음식, 기저귀 등을 제공했다.

독일 경찰은 이날 3,500명의 망명신청자가 독일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26일 헝가리와 오스트리아 국경 인근 고속도로 갓길에 버려진 냉동트럭에서 시리아를 탈출한 것으로 추정되는 난민 시신 71구가 발견돼 충격을 주면서 유럽 각국은 심각성을 인지하고 적극적인 난민 문제 해결을 고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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