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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세 꺾인 수출 전선…경고음 커지는 한국경제

기세 꺾인 수출 전선…경고음 커지는 한국경제

입력 2015-09-01 13:19
업데이트 2015-09-01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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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8월의 수출액이 6년 만에 최대폭으로 감소함에 따라 한국 경제의 경고음이 더욱 커지고 있다.

올 들어 감소세를 이어온 수출이 하반기 들어 개선될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여지없이 깨지는 상황이다.

한국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해온 수출이 우환거리로 계속 부상하는 것이다.

이런 현상이 계속되면 가뜩이나 내수가 부진한 상황에서 한국 경제가 떠안을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 뒷걸음질치는 수출에 끌어내려진 경기지표

지난 5월 10.9%나 뚝 떨어졌던 수출은 이후 감소폭이 둔화됐다가 8월에 14.7%나 줄면서 감소폭이 다시 확대됐다.

월간 수출액 감소율로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직후인 2009년 8월(-20.9%) 이후 6년 만에 최대 폭으로 떨어졌다.

유가하락과 공급과잉 등으로 수출단가가 대폭 감소한 데 따른 영향이 컸다.

수출 부진은 둔화된 세계 교역에 영향을 받는다는 점에서 뾰족한 대책을 내놓기 어렵다.

수출은 전체 경제상황을 보여주는 주요 경제지표인 전체 산업생산의 발목을 잡고 있다.

통계청이 지난달 31일 발표한 7월 산업활동동향에서 제조업 재고율은 129.2%로 전월보다 0.1%포인트 상승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2월(129.9%) 이후 최고치다.

높은 재고율은 기업이 제품을 생산한 뒤 국내에 판매하거나 수출하지 못하고 쌓아놓고 있다는 의미다.

제조업 출하지수도 작년보다 1.8% 감소했다.

제품이 창고에 쌓여가자 공장도 점차 멈춰 서고 있다.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74.7%로 전달보다 0.5%포인트 떨어졌다.

소비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에서 점차 벗어나며 살아나고 있으나, 수출이 뒷걸음질치면서 경기가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는 형국이다.

◇ 올해 경제성장률 3%대 달성 ‘빨간불’…”내수가 성장률 높일 환경 만들어야”

수출 감소폭이 다시 확대되면서 9월부터 추가경정예산 사업 등 각종 부양 정책의 효과에 힘입어 경기가 반등할 것으로 기대했던 정부의 셈법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정부가 애초 공언한 대로 올해 3%대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방어하기 위해서는 9월부터 본격적으로 집행되는 추가경정예산과 소비진작책을 디딤돌 삼아 경기회복의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

정부는 자동차와 대형 가전제품 등에 대한 개별소비세를 8월 말부터 인하하는 등 내수 부양에 승부수를 걸었다.

내국인에게까지 특혜를 확대한 ‘코리아 그랜드 세일’ 효과도 9월부터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한국 경제를 떠받쳐온 수출이 부진하면 내수가 쌓아 올려놓은 성장률을 잠식할 수 있다.

더구나 중국 경기 둔화에 따른 위안화 가치 하락과 미국의 9월 조기금리 인상 가능성 등 대외적인 악재가 9월에 도사리고 있어 자칫 ‘엎친 데 덮친 격’이 될 수 있는 환경이다.

오정근 건국대 금융IT학과 특임교수는 “중국 수출 비중이 한국 국내총생산(GDP)의 12%를 차지하는 만큼 대(對) 중국 리스크에 취약하다”며 “중국이 위안화를 또 평가절하하면 우리 경제는 정말 어려워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수출이 감소하는 가운데 수입 감소폭이 더 커서 생기는 ‘불황형 흑자’ 행진이 원화 가치를 끌어올 수 있는 점도 부담이다.

다만 최근 평가절하된 위안화에 원화가 동조현상을 보이는 점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으로 지적된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수출 부진이 이어지면서 한국 경제의 체력이 약해져 올해 2% 중반의 성장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며 “내수를 끌어올리고 내수 부문이 수출과 독립적으로 성장률을 높일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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