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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국회 4년째 ‘비정상 개회’…올해도 밀린 숙제부터

정기국회 4년째 ‘비정상 개회’…올해도 밀린 숙제부터

입력 2015-09-01 11:45
업데이트 2015-09-01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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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활동비·노동개혁입법 등 미제 현안 입법 산적

19대 국회의 마지막 정기국회가 1일 문을 열었다.

국회는 이날 오후 개회식을 갖고 100일간의 정기국회 일정에 들어갔다. 이어 여의도 국회의사당 준공 40주년을 기념해 의원들 단체사진 촬영과 기념 음악회도 열었다.

그러나 이번 정기국회는 예년과 마찬가지로 ‘비정상 개회’라는 오명을 씻지 못했다. 하한기 정국에서 풀어야 했던 ‘여름방학 숙제’를 마치지 못한 채 사나운 공방과 대치 속에 정기국회를 시작했다.

여야는 8월 임시국회에서 매듭짓지 못한 2014 회계연도 결산안을 처리하기 위해 전날에 이어 물밑 협상을 계속한다.

임시국회 막판 야당이 제기한 특수활동비 심사 강화를 위한 예결위 산하 소위원회 구성 여부를 놓고 여야가 대치하면서 결산안 처리 법정 시한을 또 넘겼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는 개회식에 앞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본예산 처리 전까지 예결위 차원에서 특수활동비 개선 방안을 협의하고, 정보위원회 등 상임위에서도 특수활동비 관련해 개선 방안을 내놓으면 그에 따라 소위를 만들지, 관련 법을 개정할지 등 단계적으로 가자”고 제안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이춘석 원내수석부대표는 국가정보원, 경찰청, 법무부 등 여러 기관이 특수활동비를 나눠갖는 점을 거론, “상임위 단계의 심사만으로는 전체를 볼 수 없어 ‘장님 코끼리 만지는 것’에 불과하다”며 “국민 세금으로 특수활동비 주기 때문에 최대한 투명화하자는 게 국민적 요구”라고 맞섰다.

특수활동비 소위라는 정치 쟁점에 발목이 잡혔던 이기택 대법관 후보자 임명동의안 처리도 밀린 숙제다. 국회는 이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마쳤으나 경과보고서는 아직 채택하지 못했다.

국회가 제 궤도로 들어서지 못하면서 여당이 강조하는 노동개혁과 경제 활성화 관련 법안, 야당이 내세우는 재벌개혁과 조세 형평성 강화 법안들은 언제쯤 본격적으로 다뤄질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는 이날 정기국회 대책회의에서 “정기국회가 시작하는 첫날 마음이 무겁다”며 야당이 여야 협상에서 ‘끼워팔기’ 식 행태를 보인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는 “정기국회의 순항을 위해 필요한 것은 국회와 국민에 대한 존중, 여당의 야당에 대한 파트너십”이라고 반박했다.

여당은 야당의 ‘발목 잡기’로 의사일정이 차질을 빚는다고, 야당은 그 원인이 여당이 상대방을 존중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네 탓 공방’만 벌이는 셈이다.

또 각 상임위원회의 국정감사 계획조차 미완 상태이면서 역대 최대 규모로 예상되는 증인·참고인만 무더기로 요청해 ‘호통 국감’, ‘수박 겉핥기 국감’이 반복될 우려가 제기된다.

더욱이 이번 정기국회는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열려 ‘20대 총선 전초전의 성격’까지 띠는 만큼 여야 간 치열한 기선잡기 싸움을 예고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여야가 한 목소리로 다짐하는 ‘민생국회’, ‘일하는 국회’의 모습을 이번 정기국회에서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이처럼 19대 국회는 과거와 다른 모습을 보이겠다던 다짐과 정반대로 4년 내내 구태를 답습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출범 첫해인 2012년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부지매입 의혹과 관련한 특별검사제 도입을 놓고 정기국회 시작부터 삐걱댔다. 특검법에 발이 묶여 2011년 결산안은 제때 처리되지 못했다.

이듬해에는 해산된 통합진보당 이석기 전 의원의 내란음모 사건과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에 대한 여야 공방으로 한 달을 허비하면서 결산, 대정부 질문, 국감, 예산 심의 등 모든 일정이 파행했다.

지난해 역시 세월호특별법 처리 등을 놓고 여야가 평행선을 달리면서 정기국회는 한동안 의사일정조차 합의하지 못한 채 파행을 겪었다.

19대 국회 마지막 정기국회인 올해 역시 개회식은 열리지만 특수활동비 소위에 대한 여야 대치로 진통과 난항을 거듭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정의화 국회의장은 개회식에서 “이번 정기회 회기를 마치는 날 19대 국회의원으로서 제대로 일 한 번 했다는 자긍심을 함께 나누도록 하자. 국민의 평가가 좀 더 따뜻해지도록 노력하자”고 여야 모두에 당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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