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훈훈한 집들이 ‘Cook-들이’ 아시나요

훈훈한 집들이 ‘Cook-들이’ 아시나요

입력 2015-09-01 16:28
업데이트 2015-09-01 16:28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작년 겨울 고관절 수술을 받은 후부터 혼자 걷는 것 조차 힘들어. 그나마 지팡이라 짚고 복지관에 가면 무료하지는 않았는데, 이젠 아무것도 할 수 없고 집밖에 나설 엄두가 나지 않아.”

경기도 안양시 안양 8동에 거주하는 이모(81) 할머니의 이야기다.

지은 지 30년이상 된 빌라 2층, 10여평 짜리 빌라에 홀로 거주하는 할머니는 지난 겨울 낙상으로 인해 고관절 수술을 받았다. 퇴원하면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할 줄 알았지만, 오히려 사정이 더 나빠져 일상생활 조차 불가능한 상황이다.

그나마 전에는 복지관에 들러 목욕서비스도 받고, 동네 이웃들과 수다도 떨면서 하루를 보냈다. 평소 주변의 이웃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한다는 할머니는 요양보호사가 집으로 방문하는 시간 외에는 사람 구경할 일이 없다. 그나마 이웃 주민들이 찾아오기만을 기다리는 게 하루의 낙이다.

이 할머니의 사정을 잘 알고 있는 주변의 이웃들은 자주 할머니 집을 방문해 말벗이 돼주거나, 일상적인 가사일을 돕기도 한다. 가끔 주전부리 할 거리와 함께 수다 떠는 일도 마다하지 않는다.

이 할머니는 “수술 후 최근에는 움직일 수 없어 집 밖으로는 전혀 나가지 못한다”면서 “그래도 동네사람들이 매일 찾아와주니 외롭지 않다”고 말했다.

할머니의 이런 사연을 알게 된 안양시 수리장애인복지관은 이웃들과의 돈독한 관계형성을 위한 ‘아주 특별한 집들이’를 기획했다. 이른바 ‘COOK-들이’ 라고 불리는 가정 방문 프로그램이다.

복지관 담당자는 “지역사회에 거주하는 소외계층이 음식 나눔을 통해 이웃들과 관계를 회복하고, 보다 끈끈한 유대관계를 형성한다는 목적으로 COOK-들이를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복지관은 유통업체 CJ프레시웨이와 손을 잡았다. 사연을 접수하면 매월 한 가정을 선정해 CJ프레시웨이 셰프와 함께 가정으로 방문한다. 셰프는 해당 가정에 방문해 직접 요리를 한다. 몸이 아주 불편하지만 않으면, 일부 음식은 셰프의 도움을 받아 직접 조리할 수 있다. 요리에 사용되는 식재료는 지역의 선교단체와 축산물 매장에서 지원한다.

이날 할머니 집에서 열린 행사에는 이웃주민 10명이 함께했다. COOK-들이 메뉴로는 감자아보카도 스프, 함박스테이크, 훈제연어 크랩케이크, 소고기들깨 수제비, 유자청 묵말랭이 샐러드 등 호텔식 코스요리가 제공됐다.

이웃 한 모(79) 할머니는 “가끔 먹거리도 나누고 말벗도 해드리는데 할머니 집에서 이런 근사한 잔치가 열릴 거라는 생각은 한번도 해본 적이 없다”면서 “주변의 도움으로 이런 잔치가 마련돼 더 돈독한 관계가 형성될 것 같다”고 전했다.

이날 직접 요리를 담당한 CJ프레시웨이 민병철 셰프는 “작은 재능기부를 통해 이웃과 소외계층 가정이 더욱 돈독해 질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데 매우 뿌듯하다”면서”앞으로도 작은 재능이지만 여러분들이 훈훈한 만남을 이어갈 수 있도록 따뜻한 밥상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COOK-들이는 이번이 두 번째며, 매월 1회씩 진행하고 있다. ‘치매극복의 날’에는 치매 가족과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많이 본 뉴스

의료공백 해법, 지금 선택은?
심각한 의료공백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의대 증원을 강행하는 정부와 정책 백지화를 요구하는 의료계가 ‘강대강’으로 맞서고 있습니다. 현 시점에서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사회적 협의체를 만들어 대화를 시작한다
의대 정원 증원을 유예하고 대화한다
정부가 전공의 처벌 절차부터 중단한다
의료계가 사직을 유예하고 대화에 나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