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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관예우’ 막는다…”정부 소송 변호사·수임료 공개해야”

‘전관예우’ 막는다…”정부 소송 변호사·수임료 공개해야”

입력 2015-08-23 10:40
업데이트 2015-08-23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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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행정심판위, 정보공개 청구서 시민단체 손 들어줘

정부 부처나 기관이 소송을 진행할 때 선임한 변호인이 누구인지, 수임료 수준이 합당한지 등을 확인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

정부 소송에서 이른바 ‘전관 변호사’가 동원됐는지, 특정 사건에서 승소하려고 과다한 비용을 감수했는지 등 속내가 확연히 드러날 전망이다.

23일 투명한 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에 따르면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최근 강성국 센터 간사가 법무부를 상대로 제기한 ‘정보공개 거부처분 취소 행정심판’에서 강 간사의 손을 들어줘 정보공개를 결정했다.

강 간사는 지난해 11월 법무부에 2012년 이후 법무부에서 지출하거나 책정 및 지급할 예정인 변호인 수임료 내역을 공개하라고 청구했다.

여기에는 변호인 이름과 법인명, 담당재판, 수임료의 금액, 지급일 혹은 책정 또는 지급 예정일 등이 포함됐다.

법무부는 이 정보가 정보공개법 제9조 등에 따라 ‘재판에 관련된 정보로서 공개될 경우 직무수행을 현저하게 곤란하게 할 수 있거나, 법인·단체 및 개인의 정당한 이익을 해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공개를 거부했다.

그러자 강 간사는 지난해 12월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변호인 수임료는 수사 및 재판 내용이 아닌 공공기관의 예산 지출에 관한 정보이므로 투명하게 공개해야 하고, 공공기관을 대리한 수임료가 법인 단체 또는 개인의 경영·영업상 비밀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며 행정 심판을 청구했다.

8개월간의 장고 끝에 위원회는 11일 “법무부가 강성국에게 한 정보공개 거부 처분을 취소한다”고 재결했다.

위원회는 “청구인이 요구한 정보가 공개된다는 이유만으로 재판의 심리 또는 재판 결과에 영향을 미칠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위험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경영·영업상 비밀에 해당하려면 공연히 알려지지 않고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것이어야 하는데, 소송 대리인과 수임료 정보는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강 간사는 “지난해 통합진보당 정당해산 심판 때 법무부가 변호인들에게 지급한 수임료가 일반적인 수준보다 훨씬 많다는 소문이 돌아 이를 확인하려고 정보공개를 청구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부 부처와 기관들은 재판 때 유명 법무법인을 선임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 비용은 다 국민 세금이니 얼마를 지급하는지, ‘전관 변호사’가 동원됐는지 등을 국민이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그동안에는 진행한 소송 수와 변호인 수임료 등을 모두 합쳐 공개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아직 결정문이 도착하지 않아 정확한 내용을 확인하고 나서야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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