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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세상] 청년 창업자는 우리의 미래 자산/장영철 숭실대 글로벌통상학과 교수

[열린세상] 청년 창업자는 우리의 미래 자산/장영철 숭실대 글로벌통상학과 교수

입력 2015-08-07 23:48
업데이트 2015-08-08 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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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경제는 2007년 1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를 넘겨 어느덧 3만 달러를 바라보고 있다. 자원이 부족하고 산업 기반도 거의 없어 1인당 국민소득이 100달러도 안 되던 가난했던 나라가 수출 우선 정책을 통해 산업화와 경제성장에 성공했고, 1997년의 경제위기도 비교적 잘 극복한 결과다.

그러나 최근 우리 경제는 5분기 연속 1% 미만의 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저성장의 늪에서 허덕이고 있다. 고비용 구조를 극복하는 사회 시스템 정비는 아직 미진하고, 신기술 기반의 신성장동력 산업은 육성되지 못하고 있는 게 원인이다. 시장 규모는 작은데 기업 활동에 대한 규제는 많고, 저출산 고령화와 국민총생산에 육박하는 가계부채 등으로 소비 여력까지 줄어들다 보니 기업들의 의욕은 위축되고 있다. 최근에는 구글 등이 개발하고 있는 무인자동차와 경쟁해야 하는 자동차 업계처럼 기업들은 과거에는 생각할 수 없었던 다른 업종과 벅찬 경쟁을 해야 하는 어려움에 부딪히면서 경영 위험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렇다 보니 우리 경제를 이끌어 왔던 제조업 등의 산업과 수출의 경쟁력은 날로 약화되고 있다. 수출 대기업들은 국내보다는 해외에 투자하려 하고 국내에는 생력화(省力化) 투자, 비정규직 확대 등 노동력 절감에 신경을 쓰다 보니 고용을 창출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른바 좋은 일자리는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최근 로봇 등의 기술 발전 속도를 볼 때 단순 일자리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전문직종마저도 사라질 위험에 놓여 있다. 앞으로 우리나라가 성장잠재력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더라도 이러한 구조적인 고용 불안을 해결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최고의 복지’인 일자리 불안으로 빈부격차는 확대되고 있고 미래를 불안하게 보고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우리 사회는 점차 ‘분노사회’로 변하고 있는 것 같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 청년들의 취업난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 유럽보다는 다소 낫기는 하지만, 우리의 청년실업률도 10%를 넘어서고 있다. 고용안정성이 사라진 결과 가계는 소득이 불안정해지고, 기업은 그동안 쌓아 온 귀중한 기술이나 경험자산들을 상실할 우려가 있다. 엊그제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청년 일자리 문제가 미래 생존을 위협하는 요인이 되지 않도록 우리가 받은 부모세대의 자식 사랑을 미래세대에게 베풀어야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잡을 수 있다는 점을 호소했다. 우리 모두 합심해 현 상황을 극복해 나가자는 절박한 심정을 느낄 수 있었다.

이른바 ‘좋은 일자리’가 진짜 좋은 일자리인지 다시 생각해 봐야 하는 시점에 왔다. 전 세계적인 정보기술(IT) 붐은 네이버, 카카오톡, 구글, 알리바바 등의 신생 대기업을 만들어 냈다. 최근의 한류 열풍은 드라마, 가요 시장은 물론 식품, 화장품 등에서 우리 기업에 새로운 시장 기회를 만들어 내고 있다. 이는 우리 민족의 DNA 속에 있는 문화적 잠재력이 기업가 정신 및 신기술 역량과 결합하면 경쟁력 있는 새로운 산업이 창출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도전 정신을 가진 능력 있는 젊은이들이 오래 근무하기 어려운 대기업, 국민의 부담으로 운영돼 성과에 상응한 대접을 받기 어려운 공공부문 등에 머물러 있기보다는 남보다 나은 능력을 바탕으로 창업에 성공하고 주변에도 일자리를 만들어 줄 수 있는 여건이 된 것이다. 미국은 경영대학원에 진학하는 학생 대부분이 창업을 목표로 하며 1980년부터 2005년까지 창출된 일자리 4000만개의 3분의2를 설립 5년 미만의 기업이 만들었다고 한다.

우리도 청년 창업을 지원하기 위한 건전한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 전국에 설치된 창조경제혁신센터와 같은 창업보육은 물론이고 창업 후 외부 위협에도 생존할 수 있는 구조, 실패하더라도 그 경험을 재기의 발판으로 활용할 수 있는 구조가 요구된다. 또 아이디어와 신기술의 가치를 제대로 알아보고 성공시키려는 진정한 모험자본이 필요하다. 청년들이 혁신 능력이 있는 중소기업을 창업해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제2의 한강의 기적’을 기대한다. 이들이야말로 우리 사회의 귀중한 미래 자산이 될 것이다.
2015-08-08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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