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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없다, 우리가 있을 뿐

나는 없다, 우리가 있을 뿐

임병선 기자
입력 2015-08-05 18:06
업데이트 2015-08-05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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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덕여호 힘의 원천, 뜨거운 동료애

지난 4일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선수권대회 여자부 일본과의 2차전. 후반 9분 조소현의 동점골이 터지자 국내 팬들은 가슴 먹먹한 세리머니를 목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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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낭자들의 진정한 힘은 끈끈한 동료애에서 나온다. 정설빈(왼쪽)이 지난 4일 일본과의 동아시안컵 두 번째 경기 후반 9분 동점골을 뽑아낸 조소현(가운데)에게 등번호 4가 선명한 심서연의 유니폼을 건네려고 다가서고 있다. 오른쪽은 이민아. 우한 연합뉴스
태극낭자들의 진정한 힘은 끈끈한 동료애에서 나온다. 정설빈(왼쪽)이 지난 4일 일본과의 동아시안컵 두 번째 경기 후반 9분 동점골을 뽑아낸 조소현(가운데)에게 등번호 4가 선명한 심서연의 유니폼을 건네려고 다가서고 있다. 오른쪽은 이민아.
우한 연합뉴스
조소현은 코칭스태프가 정설빈에게 건넨 유니폼을 받아 들어 허공에 펼쳐 보였다. 등번호 4번, 사흘 전 중국과의 1차전 도중 무릎 십자인대가 파열돼 이날 귀국한 심서연의 빠른 쾌유를 기원한 것이었다. 조소현은 컨디션 난조로 중국전에 결장한 자신을 대신해 승리를 이끈 심서연에 대한 미안함 때문인지 0-1로 뒤진 후반 바짝 힘을 내 결국 동점골로 경기 흐름을 바꿔버렸다.

윤덕여 대표팀 감독은 경기 뒤 기자회견을 통해 “(조소현의) 세리머니를 통해 선수들의 마음이 (심서연에게) 잘 전달됐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조소현도 “먼저 귀국한 서연이를 위해서 뭔가를 해줘야겠다고 우리끼리 얘기가 됐다”며 “먼저 골 넣는 사람이 하자고 했는데 내가 하게 돼서 너무 기뻤다”고 말했다.

이뿐만 아니었다. 중국의 4대 아궁이로 불릴 정도로 후텁지근한 후베이성 우한의 날씨 때문에 선수들은 경기 도중 곧잘 물을 찾기 마련이다. 그런데 유독 우리 선수들은 주전, 비주전을 가리지 않고 서로 물통을 들고 그라운드에 전력질주해 들어가 눈길을 끈다. 윤 감독은 “이런 모습들은 모두가 하나라는 마음이 있어서다. 그런 마음이 선수들을 더욱 뭉치게 하고 팀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2005년 첫 대회 우승 이후 10년 만에 두 번째 우승을 노리는 윤덕여호는 8일 오후 6시 10분 북한과의 마지막 경기에 나선다. 북한 역시 위정심의 두 골을 앞세워 중국을 3-2로 제압하고 한국과 나란히 대회 2승째를 기록했다. 무시무시할 정도로 전방 압박을 펼치고 현란한 오버래핑으로 상대 혼을 빼놓는 북한을 맞아 힘겨운 싸움이 예상된다.

더욱이 7득점 4실점을 기록하며 골 득실 +3을 만든 북한은 한국(+2)에 앞서 비기기만 해도 대회 2연패에 성공한다. 두 경기 모두 주전 그대로 소화해 체력 소모가 더 컸다는 점을 윤덕여호는 영리하게 파고들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2015-08-06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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