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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흥업소 사장, 종업원들 중국 데려가 합숙하며 한 일이…

유흥업소 사장, 종업원들 중국 데려가 합숙하며 한 일이…

입력 2015-07-28 18:51
업데이트 2015-07-28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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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보이스피싱 첫 현장 검거… 서민 등칠 시나리오만 87개

부동산 업체 대표, 와인 수입업자, 노트북 판매상 등 다양한 직업을 사칭하며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를 저지른 중국 내 총책과 조직원을 한국 경찰과 중국 공안이 합동 작전을 벌여 검거했다. 해외에 근거지를 둔 보이스피싱 총책을 현지에서 붙잡은 건 처음이다.

한국에서 룸살롱을 운영하던 이모(31)씨는 2012년 4월 중국으로 건너가 광둥성 광저우에 있는 한 보이스피싱 조직의 총책이 됐다. 이씨는 아파트 3채를 임대해 여기에 보이스피싱 콜센터를 차렸다. 각 콜센터는 팀장, 전화상담원, 인출관리원 등 6~7명의 점조직으로 운영됐다. 조직원들은 대부분 한국에서 이씨와 알고 지낸 유흥업소 종업원 출신들로 “고수익 아르바이트가 있다”는 말에 솔깃해 중국으로 건너와 합숙 생활을 했다.

특히 이씨는 기존 보이스피싱 방식을 발전시켜 피해자 유형별로 만든 87개의 사기 시나리오를 고안해 낸 것으로 드러났다.

가장 많이 쓰인 건 은행 채무자를 “더 낮은 금리로 대출을 해주겠다”며 유인해 기존 대출의 상환금을 가로채는 수법이었다. 이런 방식으로 이씨 일당은 11억여원을 벌어들였다. 이씨의 광저우 조직은 조선족 출신 총책이 운영하는 칭다오 조직과 연합전선을 구축하기도 했다. 두 조직에 당한 한국인 피해자가 423명에 이르고, 금액은 총 21억 4000여만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2012년 10월부터 올 6월까지 칭다오·광저우 일대 아파트 단지에서 보이스피싱 콜센터를 운영한 총책과 조직원 등 41명을 검거했다고 28일 밝혔다. 조선족 2명을 제외한 39명이 현지로 건너간 한국인이었다. 경찰은 지난 3월 칭다오 조직의 국내 인출책과 대포통장 명의자 6명을 체포해 조직원 정보를 확보했다. 중국 공안은 당초 한국의 공조수사 요청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다 경찰청 고위 간부가 직접 자신들을 방문해 설득하자 태도를 바꿨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보이스피싱 콜센터는 주로 중국 등 해외에 만들어지는데 국내에서 건너간 인출·송금책이 잡힌 적은 여러 번 있었지만 현지 경찰과 공조해 총책을 붙잡은 첫 사례”라고 말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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