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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대생 원룸 책상 밑에 은밀한 몰카…범인은 누구?

여대생 원룸 책상 밑에 은밀한 몰카…범인은 누구?

입력 2015-07-27 18:50
업데이트 2015-07-27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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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기사는 2015년 7월 15일자 연합뉴스 기사입니다.

11일 자정을 조금 넘은 시간 여대생 A(22)씨는 서울 관악구 신림동 원룸에서 평소 습관대로 침대에 다리를 올려놓고 바닥에 누워 쉬고 있었다.

그러던 A씨에게 이상한 물건이 눈에 띄었다. 책상 밑에 못 보던 이상한 전자장치가 붙어 있었던 것.

자세히 보니 이동식 저장장치(USB)가 달린 소형 카메라였다. 2∼3평 남짓한 방을 전체적으로 조감할 수 있도록 방 한편에 걸린 거울 맞은 편 책상 밑에 은밀히 달려 있었다.

바로 노트북을 켜 USB를 연결해 그 안에 저장돼 있던 영상을 켰다.

아니나 다를까, 노트북에서는 방 전체의 모습과 자기가 쉬는 장면이 촬영된 동영상이 열렸다.

그가 사는 건물과 원룸은 모두 문에 설치된 키패드의 비밀번호를 눌러야만 들어올 수 있다. 외부에서 침입한 흔적도 없었다.

A씨는 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과 함께 다시 영상을 처음부터 돌려보던 A씨는 흠칫했다. 영상에는 몇달 전 원룸에 이사 온 직후부터 접근해 온 회사원 권모(28)씨의 얼굴이 나왔기 때문이다.

어느 날 카카오톡으로 “카톡에서 친구 추천이 된 것을 보고 연락했다. 같은 동네에 사니 친구로 지내자”며 메시지를 보내온 권씨를 별생각 없이 몇 번 지나친 적이 있었다.

그런 권씨가 ‘몰래 카메라’를 설치하고 방에서 나가면서 자신이 찍히는 줄 몰랐던 모양이었다.

’동네 친구 하자고는 이런 짓을 하다니….’

경찰이 권씨를 유인하자고 제의하자 A씨도 이번에는 권씨를 속이기로 했다. 권씨에게 전화를 걸어 ‘일이 생겨 관악산지구대에 있는데 와 줄 수 있겠느냐’며 그를 불러냈다.

마음씨 좋은 동네 친구의 얼굴로 경찰서에 온 권씨는 그 자리에서 붙잡혔다.

경찰 조사 결과 권씨는 다름 아니라 그 원룸의 주인 아들이었다.

전날 오후 10시께 집에 있는 마스터키로 A씨 방에 들어와 몰카를 부착해 놓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권씨가 A씨의 연락처를 어떻게 확보했는지도 수사하고 있다.

권씨는 경찰 조사에서 “A씨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 알고 싶은 호기심에 설치했다”고 진술했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권씨를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과 주거침입 혐의 등으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15일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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