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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게임’ 유승민 주연 ‘2주 드라마’ 내일 막내리나

‘파워게임’ 유승민 주연 ‘2주 드라마’ 내일 막내리나

입력 2015-07-07 19:51
업데이트 2015-07-07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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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 각의 발언으로 서막…내일 의총 계기로 ‘폐막’ 국회법 재의 당일 밤 최고위 심야회동이 결정적 전환

유승민 원내대표가 ‘주연’이었던 한국 정치사에서 전례없었던 여권 내부의 ‘파워 게임’ 드라마가 8일 막을 내릴 조짐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지난달 25일 국무회의 ‘배신 발언’으로 이 드라마의 막이 올랐다면 유 원내대표가 사퇴를 표명할 경우 8일은 그날로부터 꼭 2주째 되는 날이다.

그동안 친박(친박근혜)계와 비박(비박근혜)계간의 갈등이 분출했고 김무성 대표와 서청원 최고위원 등 지도급 정치인들의 물밑 중재 움직임이 전개되는 동안 모든 시선은 오로지 유 원내대표의 일거수 일투족에 쏠렸다.

모든 정치 현안들을 유승민 이슈가 뒤덮었다.

현직 대통령과 집권 여당 원내대표의 ‘충돌’이라는 파격적이면서 극본없는 드라마가 정치 무대 관전자들의 모든 눈과 귀를 사로잡았던 것이다.

그 전개 과정도 하루하루 반전을 거듭하는 줄거리를 담고 있었다.

◇격정 비판→공개 사과→사과 일축→여권 내홍 = 출발은 지난달 25일 국무회의 석상에서 박 대통령의 예상을 뛰어넘는 격정적인 정치권 비판 발언으로 시작됐다.

박 대통령은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거부권 행사 이유를 밝히는데서 나아가 여당 원내대표 사령탑의 비협조를 정면 비판했고, ‘배신의 정치 심판론’을 주창하면서 여당을 ‘아노미’ 상태로 몰아넣었다.

그날부터 당내 친박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유 원내대표 사퇴론이 분출했다.

유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 국무회의 발언 직후 열린 의총에서 사실상 ‘재신임’을 받은 것으로 판단했고, 김무성 대표도 유 원내대표를 감싸안는 듯한 모양새가 취해지면서 사태는 봉합되는 듯 했다..

유 원내대표는 이튿날 “대통령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을 수차례 반복하며 자신이 직접 쓴 ‘반성문’을 낭독하며 분위기 반전까지 시도했다.

하지만 유 원내대표의 기대와 달리 청와대의 반응은 싸늘했다. 유 원내대표의 사과로 해결될 일이 아니라는게 청와대 분위기였다.

이후 청와대와 친박계를 통한 압박의 강도는 오히려 거세졌다. 이에 맞서 비박계 재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유승민 축출 움직임’에 반발하는 세력도 결성되면서 당은 일대 혼란에 빠져들었다.

◇최고위까지 나섰지만 유승민 ‘요지부동’ = 지난달 29일 유 원내대표 거취를 논의하는 긴급 최고위가 소집돼 다수 최고위원들이 유 원내대표의 사퇴를 권유했지만 유 원내대표는 “사퇴할 이유를 못찾겠다”고 버텨 결론을 내지 못했다.

친박계는 의원총회를 소집하겠다고 서명에 나섰고, 비박계도 대응 움직임을 보였다.

이 과정에서 김태호 최고위원의 거듭된 사퇴 요구 발언 등으로 고성과 욕설이 오가는 ‘최고위 파행’이라는 여당으로서는 매우 낯선 광경이 펼쳐지기도 했다.

유 원내대표에게 사퇴를 위한 시간과 명분을 줄 필요가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짧은 소강국면이 이어졌다.

결국 김무성 대표가 이 모든 상황의 열쇠를 갖고 있다는 요구가 분출되기 시작한 가운데 친박 의원들은 국회법 개정안이 재의에 부쳐지는 국회 본회의 시점(7월6일)을 ‘사퇴 데드라인’으로 제시하기에 이르렀다.

이즈음 김 대표까지 ‘원내대표가 대통령과 싸워 이길 수는 없다’며 유 원내대표에 대한 사퇴 촉구 방향으로 선회하면서 분위기는 급반전했다.

◇국회법 재의 무산일 밤 최고위원 긴급 모임서 ‘거사’ 결정 = 마침내 국회법 개정안이 본회의에서 사실상 자동 폐기된 지난 6일 오후부터 상황은 급박하게 돌아갔다.

김 대표는 야당과의 의사일정 줄다리기가 계속되는 와중에도 유 원내대표와 단둘이 만나 자진사퇴를 강력하게 권고하기도 했다.

그러나 유 원내대표는 ‘의총에서 선출된 이상 의총에서 결정이 내려지기 전에는 물러날 수 없다’며 완강히 버텼고, 계속된 언쟁 끝에 서로 감정만 상한채 헤어졌다는 후문이다.

같은 날 의원회관에서는 김 대표의 비서실장인 김학용 의원실에서 청와대 정무특보인 김재원 의원과 ‘유승민 사단’으로 분류되는 김희국 의원이 모인 자리가 마련됐다.

이 자리에 김 대표가 합류해 유 원내대표와의 회동 결과를 ‘브리핑’하며 대책을 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표는 이 자리에서 자신의 ‘공천학살’ 경험 등을 거론, “유 원내대표는 어려움을 안 겪었고, 나는 어려움을 많이 겪어봐 잘 알지 않냐”면서 유 원내대표 사퇴의 당위성을 설파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유 원내대표를 제외한 최고위원들은 더 이상 시간을 끌어서는 곤란하다는 판단에 따라 이날 밤에 긴급 회동을 갖고 의총에서 유 원내대표의 신임을 묻기로 결론지은 뒤, 7일 오전 긴급 최고위를 소집해 이같은 내용을 밝히는 ‘007 작전’이 펼쳐졌다.

김 대표는 자신의 입으로 8일 의총에서 ‘유승민 원내대표 사퇴 권고 결의안’을 채택하겠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본편 막은 내리지만 후속편 가능성 = 유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에서 자신의 운명이 걸린 의총 참석 의사를 밝혔지만 김 대표가 전면 비공개 진행을 선언하자 결국 입장 표명의 기회가 없어진 유 원내대표가 불참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달변’으로 알려진 유 원내대표의 ‘마지막 한마디’가 자칫 당내외 여론을 흔들어 놓을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에 발언 기회를 원천 차단한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8일 의원총회에는 유 원내대표에 대한 ‘사퇴 권고 결의안’이라는 사상 초유의 안건이 상정될 예정이다.

유 원내대표의 사퇴로 사상 초유의 드라마가 극적으로 막을 내리더라도 여권의 권력지형과 향후 정치 일정을 고려할 때 주연과 조연을 달리하는 2편, 3편이 이어질 수도 있다는 관측들도 나온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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