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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증시 살려라”… IPO 스톱·기금 쏟아붓기

中 “증시 살려라”… IPO 스톱·기금 쏟아붓기

이창구 기자
이창구 기자
입력 2015-07-06 00:10
업데이트 2015-07-0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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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히든카드’ 내놓은 中 정부

토요일이었던 지난 4일 오전 중국 국무원은 재정부, 인민은행,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 등 금융정책 기구의 수뇌부들을 모두 불러 모았다. 증시 부양 작전 회의였다. 중국 증시는 최근 3주 동안 29%나 폭락했다. 지난달 12일 5178을 찍었던 상하이종합지수가 지난 3일 3686으로 떨어지면서 2조 4000억 달러(약 2696조 4000억원)가 증발했다. 그리스 국내총생산(GDP) 10배와 맞먹는 금액이다.

긴급회의 뒤 곧바로 부양책이 쏟아져 나왔다. 우선 기업공개(IPO)를 중지시켰다. 새롭게 상장되는 기업에 돈이 분산되는 것을 막는 조치다. 당장 기업 상장을 승인받았던 28개 회사가 IPO 연기를 발표했다. IPO 중지는 중국 특유의 관치 금융으로 이번이 9번째다. 2012년에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집권을 앞두고 주식시장이 불안해지자 3개월간 신규 상장을 금지한 바 있다.

당국은 또 양로기금(중국식 국민연금)의 증시 투자도 허락했다. 3조 5000억 위안의 양로기금 중 최대 30%가 증시로 유입될 수 있다. 중신(中信), 하이퉁(海通) 등 21개 증권사는 1200억 위안(약 21조 7000억원) 규모의 기금을 마련해 우량주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기로 했다.

이로써 중국 정부는 ‘히든카드’를 거의 다 꺼내 놓았다. 그럼에도 하락세가 이어진다면 ‘백약이 무효’한 상황을 맞게 된다. 증감회는 이미 지난 1일 주식을 담보로 자금을 빌려 투자할 수 있게 하는 등 주식 신용거래 관련 규제를 완화했다. 주식 매매 수수료도 30% 인하해 줬다. 앞서 지난달 28일에는 인민은행이 기준금리와 지급준비율을 동시에 낮췄다.

중국 정부가 증시 부양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민간자금을 끌어와 빚더미에 앉은 기업을 회생시키고, 창업을 일으켜 노동집약적 수출산업 구조를 첨단기술 산업으로 바꿔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갑자기 폭락하면서 모든 게 위태로워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주가 하락은 기업의 부채 상환 능력과 자금 조달 능력을 떨어뜨려 경제성장을 갉아먹는다”며 “특히 빚을 내 증시에 뛰어든 개인 투자자들이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어 이들의 파산은 은행 부실로 이어지고 사회불안까지 야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를 믿고 주식에 뛰어든 9000만명의 투자자가 국가를 불신하는 위험스러운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는 것이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2015-07-06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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