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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유승민의 기구한 인연, ‘절교’로 치닫나

朴대통령·유승민의 기구한 인연, ‘절교’로 치닫나

입력 2015-06-03 11:17
업데이트 2015-06-03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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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비서실장 출신의 ‘원조 친박’…지금은 ‘비박’에 분류돼연금개혁·국회법 파고에 갈등 심화…친박선 “사퇴하라” 총공세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 사이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한때 대구에 기반을 둔 정치인으로서 동고동락했던 사이지만, 이제는 갈등의 양상을 넘어 이번 국회법 개정안 견해차이를 계기로 ‘충돌 궤도’로 진입해 경우에 따라선 상대방에 정치적 내상을 입힐 수도 있는 상황으로까지 내몰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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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 경청하는 유승민
발언 경청하는 유승민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가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다른 참석자들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 대통령과 유 원내대표의 인연은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의 박근혜 대표는 초선의 유승민 의원을 대표 비서실장으로 전격 발탁했다.

이회창 전 총재의 ‘경제 선생님’으로 정계에 입문한 유 의원을 뛰어난 지략가로 눈여겨보고 있던 박 대표가 끌어온 것이다.

박 대표는 김무성 당 사무총장, 유 비서실장과 함께 ‘삼각편대’를 이뤄 ‘남원정(남경필·원희룡·정병국)’으로 대표되는 소장파의 공세에 맞서기도 했다.

유 의원이 비례대표 의원직을 내놓고 2005년 보궐선거에서 대구 동을에 출마해 지역구로 배지를 바꿔 다는 데도 박 대표의 영향이 컸다.

2007년 대선을 앞둔 당내 후보 경선에서 유 의원은 박근혜 캠프의 정책메시지 단장을 맡으면서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이처럼 누구 못지않은 ‘원조 친박(친박근혜)’으로서 유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과 막역한 사이였지만, 각자의 정치 행보 속에서 둘 사이는 서서히 금이 갔다.

2011년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 체제가 들어선 뒤 박 비대위원장의 행보를 공개 비판하는가 하면 새누리당으로 당명 개정을 강하게 반대한 것이다.

뜻을 굽히지 않는 ‘소신 발언’으로 박 대통령의 눈 밖에 났다는 평가를 받던 유 의원이 올해 초 원내대표로 화려하게 복귀하면서 둘 사이는 중대 기로에 섰다.

마침 청와대 비선실세 논란의 와중에 불거진 김무성 대표 수첩의 ‘K·Y(김무성·유승민) 메모’ 파동으로 박 대통령과의 관계가 주목받던 시기였다.

원내대표 경선에서 박 대통령을 위해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되겠다고 했던 유 원내대표의 다짐은, 그러나 이후 펼쳐진 정국에서 정반대로 흘러가게 됐다.

정치권의 증세·복지 논쟁에서 유 원내대표는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며 평소 지론을 밝혔고, 박 대통령은 “국민을 배신하는 것”이라고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이후 공무원연금 개혁이 초미의 관심사로 대두한 가운데 유 원내대표가 이끄는 협상팀은 박 대통령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개혁안을 내놔 또 한차례 갈등을 빚었다.

”주어진 여건에서 최선을 다했다”는 원내 지도부의 입장과 “미흡한 수준의 개혁”이라는 청와대의 반응이 교착되면서 당청 갈등에 불을 댕긴 것이다.

급기야 연금 개혁안과 함께 청와대가 강력히 반대했던 국회법 개정안이 지난달 29일 통과되면서 박 대통령과 유 원내대표는 최악의 관계로 치닫는 모습이다.

위헌 논란이 제기된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박 대통령이 거부권 행사를 시사하면서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넌 셈이라는 게 여의도 정가의 중론이다.

일부 친박 의원들이 유 원내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는 가운데 청와대가 ‘당청 회의 잠정 중단’까지 선언, 불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여기에 유 원내대표가 3일 ‘당청 회의론’에 대해 “어른스럽지 못한 이야기”라고 되받으면서 박 대통령과 유 원내대표 사이의 긴장감은 그 어느 때보다 고조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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