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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메르스 사망률 8%…중동 수준으로 높아질까

한국 메르스 사망률 8%…중동 수준으로 높아질까

입력 2015-06-02 10:44
업데이트 2015-06-02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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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질환자 ⅓이 원인모를 바이러스성 폐렴…메르스 ‘치명적’ 단정은 일러

2일 기준으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진을 받은 환자 25명 가운데 2명이 숨지면서 국내 메르스 사망률이 순식간에 8%로 올라섰다.

이는 지난달 31일을 기준으로 중동지역에서 모두 1천149명의 메르스 환자가 발생해 이중 37.5%(431명)가 사망한 것과 비교할 때 아직은 매우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첫 환자 A씨의 건강이 악화돼 기계에 의한 호흡 치료를 받고 있고, 감염자로 분류돼 있지 않았던 중증 질환자 중에서도 뒤늦게 확진자가 나오는 추세여서 추가 사망자가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이 중에서도 첫 번째 사망자 발생 과정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 사망자는 천식, 고혈압과 함께 관절염에 의한 스테로이드 약물 복용이 원인인 ‘의인성 쿠싱 증후군’ 등으로 병원에서 입원 치료하던 58세 여성이다.

사망자는 천식에 따른 호흡곤란으로 지난달 11일부터 입원치료를 받아오던 중 같은 달 15~17일 최초 메르스 환자를 접촉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후 상태가 나빠져 같은 달 25일 병원을 옮겨 지속적인 치료를 받던 중 1일 오후 급성 호흡기능상실로 사망했다는 게 해당 병원과 방역당국의 설명이다.

환자는 사망 병원에 옮겨질 당시부터 혈압 측정이 안 되고 산소 포화도가 유지되지 않을 정도로 위중했다. 사망 당시까지도 중환자실에서 인공호흡기와 혈액 투석 등 생명유지 치료만 해오다가 지난달 31일에서야 메르스 의심환자로 지정돼 중환자실 내 음압격리실로 옮겨졌다.

전문가들이 주목하는 부분은 이 환자가 병원 내 치료 당시 이미 중증 기저질환을 앓고 있었지만, 메르스 감염 의심자로 분류된 것은 해당 병원에 입원한 지 6일이나 지난 시점이라는 점이다.

이는 방역당국의 방역망에서 빠진 중증 기저질환의 감염자가 추가로 있을 경우 사망자가 더 나올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더욱이 3차 감염자로 확진 판정을 받은 2명이 각각 73세, 78세의 고령인 점도 향후 촉각을 곤두세우고 치켜봐야 할 부분이다. 여기에 3차 감염자들 이 모두 2차 감염자가 정부의 격리대상에서 빠져 있던 때 병원에서 2차 감염자를 접촉했다는 점도 불안을 키우는 요인이 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중환자실 등에 입원한 중증질환자들의 상당수가 원인모를 바이러스 폐렴 증세로 사망하는 만큼 두명의 사망자에게 메르스 바이러스 감염이 치명적 사망원인이 됐다고 단정 짓기는 이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고윤석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세계중환자의학회 조직위원장)는 “일반적으로 중환자실에 입원하는 환자의 3분의 1 정도가 바이러스성 폐렴을 앓는다”면서 “이번 메르스 환자들의 경우도 결국 바이러스성 폐렴에 이환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현재 단계에서는 철저한 격리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고 교수는 또 “보통 바이러스 폐렴의 상당수가 병원 내부 또는 지역사회 감염이지만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제외하고는 잡을 수 있는 항바이러스제가 많지 않다”면서 “현재 사망자의 상황으로만 봐서는 메르스 바이러스가 다른 바이러스에 비해 치사율을 높였다고 보기 어려운 만큼 추가적인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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