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값에 금은방 넘겨 4개월 만에 ‘한몫’
해외 신용카드 정보를 불법으로 구매해 국내 인터넷 쇼핑몰에서 값비싼 물건을 산 뒤 이를 팔아 거액을 챙긴 조직이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 등 혐의로 정모(41)씨 등 8명을 구속하고 같은 혐의로 김모(41)씨 등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들에게서 물건을 구매한 금은방 주인 나모(52)씨 등 5명은 업무상 장물 취득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달아난 김모(46)씨 등 2명을 지명수배했다.
경찰에 따르면 정씨 등은 2012년 11월 러시아의 한 사이트에서 미국·캐나다 등 해외 신용카드의 번호, 유효기간, 명의자 이름, 보안코드, 우편번호 등 정보를 1건당 10~30달러에 사들였다. 경찰은 이 정보가 미국의 한 쇼핑몰 서버에서 유출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구매한 정보를 이용해 한국조폐공사 쇼핑몰에서 5143차례에 걸쳐 모두 5억 3300만원 상당의 골드바를 사들인 뒤 나씨의 금은방 등에 시세의 70% 정도 가격에 되팔아 현금화하는 등 4개월에 걸쳐 모두 16억원의 부당 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정씨 등은 해외 카드로 결제가 가능한 국내 인터넷 쇼핑몰만을 골랐고, 현금화하기 좋은 홍삼 등 고가의 제품을 선택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2015-05-26 10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