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 집터가 일반인 집보다 명당”

입력 : ㅣ 수정 : 2015-05-10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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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단독 주택 중 역대 장관들이 살던 곳이 다른 곳에 비해 3.5배 길(吉)지인 것으로 나타났다. 길지의 조건으로 불리는 배산임수, 능선상 위치 등을 갖춘 경우가 일반 주택보다 월등히 많았다. 반면 흉지의 조건인 골짜기, 막다른 길 등에 있는 경우는 드물었다.

10일 서울연구원이 발간한 논문 ‘파워엘리트 주거지의 풍수지리학적 특성 해석’에 따르면 주택 위치에 따른 길흉(吉凶)에 가중치를 둬 장관 주택과 임의 주택 각 68곳을 점수화한 결과 장관 주택이 24.3점으로 7.0점인 임의 주택보다 약 3.5배 길했다.

장관 주택은 1948~2013년 장관을 지낸 953명 중 실제 서울시의 단독 주택에 거주한 68명의 집이다. 또 임의 주택은 장관 주택과 같은 동(洞)에서 임의로 선택한 68곳이다.

논문은 장관의 자리와 풍수지리의 관계를 고서에 자주 등장하는 ‘명당발복론’(明堂發福論)으로 설명했다. 명당의 자리를 차지하면 수많은 자손이 재상과 장수의 자리를 얻게 된다는 뜻이다.

대표적 길지로 꼽히는 배산임수를 갖춘 곳은 장관 주택이 32곳(47.1%)으로 임의 주택(21곳·30.9%)보다 많았다. 또 능선에 위치한 경우도 장관 주택이 44곳(64.7%)으로 임의 주택(23곳·33.8%)보다 많았다. 분포로 볼 때 서울의 서북쪽(서대문구 일원)과 남동쪽(서초구 일원)이 많았다.

대표적인 흉지인 골짜기는 장관 주택이 11곳(16.2%)으로 임의 주택(19곳·27.9%)보다 다소 적었고 막다른 길에 위치한 경우도 임의 주택(18곳·26.5%)이 장관 주택(7곳·10.3%)의 2배 이상이었다. 물이 집의 대문으로 직접 흐르는 형태인 ‘직거수’ 역시 장관 주택은 2곳(3%)뿐이었지만 임의 주택은 13곳(19.1%)에 달했다.

이 외에 집의 정문에서 바라보았을 때 물이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흐르는 좌천수지역은 장관 주택이 44곳(64.7%)으로 임의 주택(34곳·50%)보다 많았다. 풍수지리학에서 좌천수는 청룡의 기운이 발달했다고 해석하며 좌청룡은 명예, 관직, 출세, 수명 등을 의미한다. 다만 장관 주택의 입지와 장관의 임기와는 상관관계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논문의 저자인 양승우 서울시립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도시의 길지는 적기 때문에 공공건물을 짓고 서울시와 같이 구릉이 발달한 도시는 토지구획정리사업을 할 때 능선을 파괴하지 않는 자연친화적인 방향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2015-05-11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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