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먹
이완구 국무총리가 27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이임식을 마친 후 차량에 오르기 전 배웅 나온 직원들을 향해 울먹이며 손을 흔들고 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朴대통령 이총리 사의 수용, 이완구 퇴임식, 朴대통령 위경련 인두염,
’성완종 리스트’ 파문으로 사의를 표명했던 이완구 국무총리가 27일 퇴임식을 갖고 총리직에서 물러났다. 불법 선거자금 수수 의혹이 불거지면서 취임한 지 70일 만에 자리에서 물러나는 만큼 퇴임식은 7분 만에 끝이 났다. 분위기는 매우 무거웠다.
이 총리는 퇴임식(이임식)이 열리기 직전인 오후 6시 5분 정부 서울청사로 들어갔다. 지난 20일 밤 사의 표명을 한 뒤 일주일 만에 처음으로 공식석상에 얼굴을 드러냈다.
이 총리는 청사 정문 앞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던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과 추경호 국무조정 실장과 굳은 얼굴로 악수를 나눴다.
이어 기자들에 “한 말씀 부탁드린다”고 요청하자 “이임사에서 말하겠다”고만 답하며 말을 아꼈다. 또 “건강이 어떠냐”는 질문에 “그저 그렇다”고 짧게 답했다.
이날 오전 중남미 4개국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박근혜 대통령에게 연락을 받았느냐는 질문에는 “나중에 이야기하겠다”며 대답을 피했다. 박 대통령은 오랜 순방 일정으로 피로가 누적돼 위경련 인두염 증세를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이 총리의 사표 수리도 늦어질 것이라 점쳐졌지만 사표 수리는 귀국 당일 처리했다.
한편 이 총리의 이임사는 오후 6시 7분부터 시작해 단 7분 만에 끝이 났다.
이 총리는 “최근 상황과 관련해 국민 여러분께 많은 심려를 끼쳐 드린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진실은 반드시 밝혀질 것으로 믿으며 오늘은 여백을 남기고 떠나고자 한다”고 짧게 소감을 전했다.
이 총리가 사의를 표명한 이후 이번 사태에 대해 사과의 뜻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총리는 이어 최경환 경제부총리, 황교안 법무부 장관, 한민구 국방부 장관 등 이임식에 참석한 16명의 장관 또는 장관급 인사들과 일일이 악수를 했고, 직원들로부터 꽃다발을 받았다.
이어 청사 본관으로 이동해 총리실 직원들과 마지막 기념사진을 촬영했고 이 총리는 끝내 북받쳐 오르는 감정을 참지 못하고 눈시울을 붉혔으며, 눈물을 보이지 않으려는 듯 서둘러 차에 올라 청사를 빠져나갔다.
이로써 지난 2월17일 총리직에 오른 이 총리는 70일만에 총리직에서 내려왔다. 지난 1980년 대통령 단임제가 시행된 이후 최단명 총리라는 오점도 남기게 됐다.
이 총리는 이임식을 마친 직후 곧바로 서울 시내 모 병원에서 건강 검진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