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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소망은 임진강 유역에서 영원히 잠드는 것”

“남은 소망은 임진강 유역에서 영원히 잠드는 것”

하종훈 기자
하종훈 기자
입력 2015-04-21 23:40
업데이트 2015-04-22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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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6·25 참전용사 스피크먼 방한

“한국은 전쟁의 참화에서 일어난 자랑스러운 나라입니다. 한국 젊은이들이 저희의 발자취를 따라 이 아름다운 나라를 지켜 나가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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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연방 최고의 무공훈장인 ‘빅토리아십자훈장’을 한국에 기증한 영국군 6·25 참전용사 윌리엄 스피크먼이 21일 서울 동작구 동작동 국립현충원 현충탑에서 분향하고 있다. 6·25 참전용사 중 빅토리아십자훈장을 받은 사람은 4명에 불과하며 스피크먼은 유일한 생존자다. 연합뉴스
영연방 최고의 무공훈장인 ‘빅토리아십자훈장’을 한국에 기증한 영국군 6·25 참전용사 윌리엄 스피크먼이 21일 서울 동작구 동작동 국립현충원 현충탑에서 분향하고 있다. 6·25 참전용사 중 빅토리아십자훈장을 받은 사람은 4명에 불과하며 스피크먼은 유일한 생존자다.
연합뉴스
국가보훈처의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한 영국인 6·25 참전용사 윌리엄 스피크먼(88)은 21일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글썽이며 소회를 밝혔다. 귀가 어두워 동료의 도움 없이는 의사소통이 어려운 스피크먼은 6·25 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11월 임진강 유역 마량산(317고지) 전투에서 용맹을 떨친 전쟁영웅 출신이다.

스피크먼은 당시 전투를 계기로 받은 영연방 최고 무공훈장 ‘빅토리아십자훈장’ 등 메달 10점을 이날 우리 정부에 기증했다.

스피크먼은 냉전이 한창이던 1951년 영국군 병사로 당시 동·서독으로 분단됐던 독일 베를린에서 복무하다 6·25 전쟁이 발발하자 한국 근무를 자원했다. 그는 “베를린에서 동독의 현실을 보면서 공산주의의 위협을 체감했고 한국도 위험한 상황이라고 느꼈다”면서 “남북한도 다시 하나의 국가가 되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투 당시 수적으로 우세한 중공군이 불과 20m 거리에서 포화를 퍼붓는 가운데 용감하게 수류탄을 던져 진격을 저지한 것으로 유명하다.

스피크먼에게 남은 소망은 죽은 뒤 자신이 피 흘리며 싸운 임진강 유역에 묻히는 것이다. 그는 “군인은 언제나 자기가 싸웠던 장소를 생각하기 마련”이라며 “죽으면 (화장으로) 재가 돼 한국에서 영면하고 싶다”고 말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2015-04-22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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