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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북 36년째’ 고상문씨 사건…노르웨이서 재조명

‘납북 36년째’ 고상문씨 사건…노르웨이서 재조명

입력 2015-04-02 07:05
업데이트 2015-04-02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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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입양아 출신 유력지 여기자가 책 출판

1979년 국비 유학생 신분으로 노르웨이를 여행하던 중 북한에 납치된 고상문 씨 사건이 노르웨이에서 책으로 출판돼 재조명된다.

기다림에 지친 부인은 자살했고 현재 외동딸만이 그의 귀환을 위한 싸움을 이어가는 가운데 한국인 입양아 출신 노르웨이 여기자의 노력이 그의 기억을 살려냈다.

고씨는 남한 수도여고 지리교사로 근무하던 1978년 정부가 주관하는 연수프로그램에 선발, 1년 예정으로 네덜란드 국제훈련센터(ITC) 지질연구소로 유학을 떠났다.

그는 이듬해 4월 부활절 휴가를 보내려고 노르웨이 오슬로를 여행하던 중 갑자기 실종됐고 2개월 후 북한 조선중앙방송이 고씨의 ‘자진 월북’을 발표하며 납북이 공식 확인됐다.

남한 정부는 그가 실종 하루 전 부인에게 관광소감을 담은 그림엽서를 보냈고 노르웨이 여행도 애초 동료 유학생들과 함께 가기로 했던 점, 실종 직전 소지품을 분실한 정황이 발견된 점 등으로 미뤄 북한의 납치로 사건을 결론지었다.

여행 중 버스에 여권을 놓고 내린 고씨가 현지 택시기사에게 한국 대사관으로 가 달라고 요청했으나, 한반도 분단 현실에 어두운 택시 기사가 그를 북한 대사관으로 잘못 데려간 것이 납치 사건의 출발점이라는 게 현재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다.

남한 정부는 이후 노르웨이, 네덜란드 정부 등의 협조를 얻어 고씨를 귀환시키기 위해 노력했으나 북한은 한결같이 고씨의 ‘자진 입북’을 주장하며 그를 체제 선전의 도구로 이용하고 있다.

그가 납치될 당시 결혼한 지 갓 1년을 넘긴 새댁으로서, 생후 8개월의 딸을 돌보던 부인은 지난 1996년 우울증으로 끝내 자살을 택했다.

현재는 외동딸 고현미(37) 씨만이 홀로 남아 아버지의 귀환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올해 67세인 고씨는 현재 북한 농업과학원 소속으로 보위부의 감시 속에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인 입양아 출신으로 노르웨이 3대 일간지 다그블라데트(Dagbladet)의 부편집장을 맡고 있는 순 하이디 쇠비(35·여) 씨는 이런 고씨의 사연을 다룬 책 ‘KIMS LEK(김일성의 게임)’을 최근 현지에서 출판했다.

쇠뵈 씨는 다그블라데트 베이징 특파원으로 일하던 지난 2010년 탈북민 사례를 접하고 나서 ‘탈북민 시각에서 본 한반도’라는 주제의 책을 준비하던 중 고씨 사건을 알게 됐다.

평소 한국에 관심이 많던 그는 이후 한국과 노르웨이 등을 오가며 사건 취재에 매달렸다.

쇠비 씨는 지난달 다그블라데트 지와의 인터뷰에서 “2013년 고현미 씨를 인터뷰하며 사연이 너무나 가슴 아파 괴로웠다”면서 “납치사건 당시의 남북한 시대상황을 연구하던 중 잊혀진 이 사건의 탐사취재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다그블라데트는 지난달 21일 토요특별판에서 ‘고상문 미스터리’라는 제목으로 책의 서평과 쇠비 씨의 인터뷰를 실었으며, 노르웨이 국영 라디오 NRK도 책 발간 소식을 조만간 보도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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